8. 저는 가족들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8. 저는 가족들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 상담Q&A ] 남성 우울증

안명숙교수
2012년 07월 02일(월) 16:17

상담Q&A

   
Q. 저는 열심히 일하며 사는 가장입니다. 저는 정신없이 바쁘게 삽니다. 저의 목표는 충분한 돈을 벌어서 가족이 모두 안락하게 사는 것입니다. 만성 허리 통증도 있지만 저는 치료도 미루면서 돈을 벌어다 줍니다. 그런데 아내와 아이들은 이런 제가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아니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내는 제가 가정을 위해 시간을 내지 않는다고 불평합니다.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 손찌검을 한 적도 있습니다만 아내와 자녀들이 저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까?

A. 현대사회의 많은 남성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우울증의 증상은 슬픔, 절망, 좌절의 기분을 느끼고 식습관과 수면습관의 변화를 보이며 자존감이 낮고 울며 타인들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들은 자기의 우울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남성들은 위의 우울증상과는 다른 양상으로 우울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토퍼 킬마틴(2007)은 남성들의 우울증의 표지로서 화를 쉽게 잘 내는 것, 과도하게 일에 매달리는 것,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 육체적인 건강을 소홀히 여기는 것, 정서적 표현을 하지 않는 것, 분노를 참을 수 없어 하며 아내나 가족을 학대하는 것,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자녀들이 피하는 것 등을 말합니다.
 
남성들이 자신의 정서적인 갈등과 고통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정서를 분리하고 자신과 타인에게 파괴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남성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기인합니다. 남자는 아프다고 울면 비웃음을 사고, 이겨야 인정을 받으며, 자신의 속마음을 하소연해서는 안되고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된다라는 사회적 기대담론으로 인해 고통을 느끼고 표현하기, 상처받은 감정을 표현하기 등의 자연스러운 반응들을 억압하도록 기대받으며 살아왔습니다. 한편 비정서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들은 사회적으로 용인이 됩니다. 그 결과 정서적 고통을 일에 몰두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화를 내는 식으로 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들은 절대 우울해보이지 않지만, 자신과 타인에게 해롭고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위의 사례에서의 남성분도 관계와 정서적인 교류보다는 일에 매달리고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으며 분노를 참을 수 없어하는 등 남성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들은 자신의 치유를 위해서 우선 때로는 타인에게 의존하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의존하는 것은 실패의 증거도 주도성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며 자연스러운 욕구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용기를 내야합니다.
 
둘째, 나는 상처입었다고 솔직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단 자신의 깊은 갈등과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들은 자기 위치로 돌아오게 됩니다. 화가 날 때는 분노 아래 있는 감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때로 분노는 죄책감, 모욕감, 상실감, 무력감, 두려움 등등의 진짜 감정을 숨기기 위해 나타나는 감정입니다. 분노 아래 진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치유적입니다. 구약성서의 다윗처럼 춤추는 남자, 노래하는 남자, 수다쟁이 남자, 우는 남자, 상상력을 지닌 남자, 기도하는 남자로 사는 것입니다.

안명숙교수 / 서울장신 겸임ㆍ고양상담코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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