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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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2년 06월 27일(수) 10:27
   
1812년 나폴레옹의 군대가 모스크바를 침공한다. 그때 프랑스 군대를 맞았던 러시아 장군이 코투조프였다. 파죽지세로 밀려오는 프랑스군에게 번번이 패하던 코투조프장군은 모스크바 서쪽의 보로디노에서 대승을 거둔다. 러시아는 이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보로디노 박물관을 세우고 장군의 결연했던 의지를 후대에 전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위대했던 인물보다 오히려 그 박물관 한쪽 켠에 놓여있는 무명의 러시아인의 동상에 눈길이 간다. 오른손에 도끼를 들고 자신의 왼손을 내려찍기 직전의 이 범인(凡人)의 모습은 무척이나 강렬하다. 작품의 설명을 보면 전율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프랑스군을 위해 부역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나의 팔을 자른다." 절개란 이런 것일까. 정의와 약속과 같은 소중한 가치들이 점차 사라지는 듯한 요즘,이름없는 러시아 민초가 보여준 숭고한 삶의 가치를 되새겨 본다.
 
<촬영 데이터:올림푸스 EP-1,조리개 3.5,셔터 1/160,감도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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