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6월 12일(화) 16:25

우리는 '성지 이스라엘'이라는 용어에 꽤 익숙해 있다. 그러나 사실 (정치와는 무관하게) 지리적으로 본다면 '성지 팔레스타인'이라고 해야 맞다. 무슨 얘기냐 하면, 대부분의 주요 성지가 바로 팔레스타인 자치령 안에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에서 출발해야 방문할 수 있는 베들레헴과 헤브론, 여리고, 세겜, 사마리아가 등 고대 성경의 주 무대였던 성읍들이 대부분 팔레스타인 자치도시 안에 있다. 지난 해 유엔가입에 실패한 팔레스타인은 유네스코 회원국 가입에 성공했다. 팔레스타인은 즉시 베들레헴 탄생교회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 이외에도 헤브론과 여리고 등을 계속 신청할 계획이다. 그러니까 역사의 주인공은 유대인이지만, 팔레스타인이 관할하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초점이 맞주어져 있다. 그러나 양측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 말없이 이 땅의 기독교 예배를 지켜나가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있다. 자신들 스스로가 2천년 전 예수님을 따랐던 그 믿음의 후예들이라고 주장한다. 성지예배의 주인공이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아니다. 언어가 아랍어라 아랍 기독교인이라고 부르지만 2천년 이후 여러 시대에 걸쳐 기독교로 개종한 로마인과 유대인 그리고 이방인들의 후예들이다. 그래서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을 교회의 어머니라고 부른다.
 
그럼 팔레스타인에 있는 아랍 기독교인은 얼마나 될까. 현재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은 전체인구 중 2.5% 내외다. 이는 1922년 9.5%, 1946년 7.9%로 감소 추세에서 현격하게 줄어든 인구다. 특히 예루살렘은 50여년 전에 비해 35%로 줄어들었다. 최근들어 주요 언론과 기독교 기관 등이 아랍 기독교인들이 점차 줄고 있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나면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사라질 것이란 진단이다.
 
그럼 그 많던 기독교인들이 어디 있을까. 해외로 상당수가 이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만터키 때는 징병을 피하기 위해 기독교 젊은이들이 해외로 나갔다. 1948년 독립전쟁과 1967년 6일전쟁 등 군사적인 위험에 쳐할 때도 해외로 빠져나갔다. 또한 성지를 지배한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등의 점령 하에서의 생활고를 피해 해외로 나갔다. 무슬렘에 비해 기독교인들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은 초기 선교사들의 집중적인 투자로 교육열이 높고 외국생활에 적응하기 수월해서다. 치안이 불안하거나 경기침체가 닥칠 때마다 해외로 나간다. 국내적으로는 2005년 강경 하마스가 집권하면서는 소수기독교인들에 대한 공격도 이민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아랍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이 태어난 땅에 살면서도 성지방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팔레스타인 정부도 기독교를 공격하는 내부 무슬렘으로부터 완전히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어려움이 닥칠때 마다 믿음의 자리를 지키기 보다는 보다 낳은 삶의 환경을 찾아 해외로 찾아나가는 아랍기독교인들. 성지는 복음이 시작된 곳이자 초대교회가 시작된 곳이다. 그러나 성지교회에 교인들이 떠나고 교회는 비어가고 있다. 성지에 천 년이 넘는 전통의 예배와 성례 그리고 기독교 주요행사의 자리를 지켜온 아랍 기독교인들을 기억해야 한다. 때마침 우리 한국교회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교회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인권과 평화문제 외에도 성지에서 예배해 온, 그리고 계속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연약함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이다.
 
"믿음이 강한 우리는 마땅히 믿음이 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롬15:1)

 
이강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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