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교인' 아닌 '복음으로 무장된 교인' 되게 하자

'통닭교인' 아닌 '복음으로 무장된 교인' 되게 하자

[ 기고 ] 독자투고

김홍기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4월 30일(월) 15:44

"그래도 세례 받은 건가요?"
 
기독공보(4월 21일자)를 읽으면서 수년 전에 우리 교회에서 받았던 질문을 떠올렸다.
 
교회를 수개월 출석하신 분에게 세례를 받을 것을 권하였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군대에서 세례를 받기는 받았는데, 세례를 받은 건지 모르겠어요"
 
교회를 두 번 나가면 두 번째 날에는 통닭을 준다고 해서 교회를 두 번 나갔다고 한다. 첫 날은 뭘 물어보길래 뭔지도 모르면서 "예, 그렇습니다"하고 다같이 제창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주일에는 많은 목사님들이 오셔서 세례식을 거행하는데, 세례 받으려는 사람들(실은 통닭을 먹으려는 사람들)은 많고 목사님들은 얼마나 급하게 세례를 주는지…, 그래도 시간이 안되니까 바가지에 물을 떠서 장병들을 향해서 좍좍 뿌리는데 웬지 그 물을 맞아야 할 것 같아서 몸을 그쪽을 던졌는데, 자기는 한 방울도 맞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물어본다. "목사님, 그래도 세례받은 건가요?"
 
군 선교 일선에 있는 군목들과 사역자들이 얼마나 힘들까 상상을 해본다. 열악한 환경에서 지원도 넉넉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단지 바램이 있다면 기왕에 어렵게 사역을 하는 차에 많은 숫자는 아닐지라도 진정으로 회심하고 신앙으로 훈련되는 제자들을 키워낼 수 있다면 얼마나 보람된 사역이 될까하고 생각해 본다. 교회출석으로 그치지 않고 단기간에 제자양육을 할 수 있다면 복음에 목말라서 제대 후에도 교회를 찾게될 것이다. 군대 안에서는 통닭이 미끼가 되어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더라도 계속적인 돌봄과 양육으로 좋은 일꾼이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비전 2020'의 취지대로 교회들의 적극적인 돌봄이 절실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통닭 교인'이 아니라 '복음으로 무장된 교인'이 된다면 진정으로 군대는 영적으로 무장할 수 있는 좋은 광야가 될 것이다.
 
공군본부에서 기독장교회(OCU) 활동을 하면서 '비전 2020'을 시행하며 가슴이 벅차올랐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분명 군대는 좋은 어장이다. 부대 내에서의 갈급함은 풍요한 한국 사회에서 복음으로 인도하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이 없다. 한국교회와 군 선교 사역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면서 좋은 계획을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복음 사역을 시행한다면 젊은 일꾼들이 군 부대를 통해 세워질 것이다.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는 군대 내의 아버지학교는 좋은 결실을 얻고 있다. 교회가 한걸음 더나아가 공격적인 전도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부대 한 교회' 자매 결연을 맺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위문과 복음 사역을 전개한다든지, 세례받은 군인들 중에 교회의 인근에 사는 장병들에 대해 편지, 면회 등을 통해 관계전도를 시행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생전 기도 부탁이라고는 한번도 한 적이 없는 철부지 막내 아들이 얼마 전 전방 부대에서 어렵게 전화를 했다. "아빠 다음 주에 훈련 들어가는데 기도해 주세요"
 
확실히 군대는 이 시대에 이 민족에게 허락하신 최고의 복음 어장이요, 훈련장임에 틀림이 없다.

김홍기목사/ 대구 동부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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