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분쟁의 또 다른 핵 수니ㆍ시아의 갈등

중동분쟁의 또 다른 핵 수니ㆍ시아의 갈등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2월 20일(화) 16:36

진짜 중동분쟁의 또 다른 원인은 이슬람 내 수니파ㆍ시아파 간의 갈등이다. 이 분쟁은 이슬람 대 서방세계 간의 분쟁보다 더 지속적이고 심각하다. 지난 달 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사원에서 발생한 폭탄테러가 발생해 마침 현장에 있던 한국인 사역자도 사망했다. 이날 폭탄테러로 58명이 사망하고 1백80여 명이 부상 당했다. 이 테러는 무슬림이 무슬림에게 가한 테러로 시아파의 축제일에 수니파가 가한 공격이었다. 2007년 1월 이라크 시아파 축제일에도 수니파의 폭탄테러로 77명이 사망했다. 레바논에서는 양 종파 대학생들의 난투극으로 4명이 사망했다. 요르단의 시아파 무슬림들은 신변의 위협을 이유로 그해 축제행렬을 취소했다.
 
2006년 12월 수단 수도에서 열린 서적전시회에서는 시아파 교리를 전파한다는 이유로 이란측 테이블이 철거 당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지도자 압둘 알바라크는 당시 "시아파는 유대교나 기독교보다 나쁘다"고까지 서슴없이 말했다. 수니파ㆍ시아파 간의 갈등은 중동 이슬람권을 넘어 해외의 무슬림 사회에서도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다.
 
올초 재스민혁명 때 중동각국에서 일어난 반정부시위도 알고보면 수니파 주류사회에서 차별과 억압에 불만을 품은 시아파가 주도한 것이었다.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는 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 6개국과 함께 걸프협력협의회(GCC)를 구성해 공동방위조약이란 것을 만들어 시아파들의 반정부시위에 군대개입도 서슴치 않는다. 지난 봄 바레인에 수니파 왕정을 보호하고자 군대를 파견했었다. 이에 맞서 이란과 이라크의 시아파들은 바레인 내의 시아파 강경 진압을 강력 비난한 것이 그것이다.
 
현재 중동의 무슬림은 주로 수니파다. 시아파는 전 세계 무슬림의 15% 정도에 그친다. 시아파들이 국가를 이룬 곳은 이란 밖에 없지만 이라크,레바논,바레인,시리아 등 중동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 따라서 소수자인 시아파는 늘 수니파에 대한 불만이 잠재되어 있다. 특히 시아파가 대다수임에도 소수인 수니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곳은 그 갈등이 더 치열하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이라크와 시리아다. 이들 나라는 정착 시아파가 70% 이상을 차지함에도 소수인 수니파가 정권을 잡고 있다.
 
1979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대통령이 된 뒤 23여 년 동안 시아파는 정치 소외 세력으로서의 혹독한 설움을 당했다. 2003년 후세인 정권이 축출된 뒤 시아파는 80여년 만에 정치 주도세력이 되었지만 권력을 빼앗긴 수니파의 저항으로 아직도 크고 작은 테러가 지속되고 있다. 세계사 책을 펴면 맨 첫장에 나오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초승달 지역이 시아파권이 확장을 꾀하는 권역이다. 2004년 12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레바논을 잇는 '시아 초승달지대'를 추구한다며 시아파를 견제했다.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는 걸프 국가들과의 결속을 강화하면서 이란을 비롯한 시아파와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수니ㆍ시아 간 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자 세계의 양 종파 지도자 2백여 명이 2006년 카타르에 모였었다. 그러나 "무슬림이 무슬림을 살해해서는 안된다"는 원칙만 정했을 뿐 서로 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공방만 오갔었다.
 
현대 중동의 정치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갈등을 바로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수니와 시아는 어떻게 다르고 왜 서로 싸우는 것인지 다음 호에서 이어서 알아본다.

이강근목사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