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인식 제로, 한기총

현실인식 제로, 한기총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1년 11월 29일(화) 15:58
최근 열린 한기총 긴급 임원회에 참석한 임원들 간의 대화. "(한기총 사태의 문제를 지적한 한 신문을 뒤적이며) 기자들이 한기총을 왜곡된 시각으로 보고 있으니 이런 기사가 나오는 거 아니야. 지금 한기총 지도부처럼 바른 길을 가려고 애썼던 지도자들이 언제 있었어?"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변에 있던 임원들은 '지금은 힘들어도 결국 좋은 세상이 열릴 것이니 힘내자'라거나 '핍박의 끝에는 영광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들을 덧붙였다.
 
한기총에 대한 인식과 판단이 완전히 결여된 이 같은 발언들이 현재 한기총 지도부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니 한기총을 개혁하겠다는 소망이 얼마나 요원하고 허망한 일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기총을 둘러싸고 있는 논란은 일시적인 갈등으로 치부하기에는 매우 심각하다. 본 교단과 예장 합신 총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통일교 전력의 인물이 한기총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고,그 인사가 설립한 교단 소속 목회자들이 한기총 사무국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법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공동회장 자격을 얻은 인사가 버젓히 임원회에 참여해 전횡을 휘두르고 있고, 그 인사가 시무하는 교회 장로는 한기총 재정국장에 선임됐다. 현 지도부가 예산을 전용했다는 의혹부터 구조조정을 명목으로 난데없이 국장 3명을 해임하는 일 등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기총 일부 임원들은 자신들이 핍박을 받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악에 대항하거나 항의하지 않고 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은 실제로 악의 실현에 협력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일갈이 새삼 떠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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