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고백하는 '용기'를 내세요

스스로 고백하는 '용기'를 내세요

[ 교계 ] 유영식목사의 병영상담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28일(월) 15:42
Q:저는 제 자신이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대 전입 후에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불편합니다. 우리 분대원들은 모두들 저를 보고 "왜 그렇게 신경이 예민하냐?"고 합니다. (중략) 저는 중학생이 되면서 제 성격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제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고,특히 이유없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흔히 말하는 자존감 같은 것이라고는 땅 바닥이고,어떤 때는 제 자신이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제 자신이 혐오스럽기도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항상 그런 생각 뿐입니다.
 
   
A:지금 김 이병이 '이유없는 죄책감'이라고 했지만,사실 이유없는 심리적 증상은 없습니다. 확신하기는 어렵지만,지금은 아무런 생각없이 지내지만,혹시 어린 시절,김 이병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특정한 사건들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린 시절,즉 폭넓은 지식과 스스로의 의지로 자기를 방어하기 어려운 시기에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잘못된 정서적 반응은 우리 삶에 너무나 무거운 짐이 되어 우리를 괴롭히는 괴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들이 지나치게 엄격한 사람이어서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너는 더러운 아이야"라고 하는 무언(無言)의 정서적 반응을 보여 주었다면,김 이병이 말하는,"이유없는 죄책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보통 보면,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만족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그렇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지어 혐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해 혐오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나쁘다'고 보게 하고,자신을 결함이 있는 인간으로 받아들이도록 한,어떤 이유를 한번 찾아보는 것도 김 이병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김 이병이 어린 시절 중요한 권위를 가진 사람,부모님(authority figures)으로부터 강요된 여러 종류의 금지조항들을 자기 안으로 내면화한 것들이 있다면,그것을 알아차리고 통찰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입니다.
 
좀 일반적인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하면 죄책감으로 고통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 대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스스로를 혐오스럽게 만드는 원인을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으면 됩니다. 다시 말해 마음에 고통을 주는 일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나 대답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 내 주위에 있는 중요한 사람들이 주는 정서적 반응과 사회적으로 조건화된 압력들을 견디어낼만큼 강하지도 않고,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선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내 스스로에게 죄책감을 주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결심 그 자체가 벌써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자기의 행동을 거짓되게 합리화시키거나 도피하는 것은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어 갈 뿐입니다. 다만,불필요한 금지규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덕적인 기준은 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금기와 건강한 도덕적인 기준은 다릅니다. 또한 죄책감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등한 면에 지나친 관심을 갖고 살아서는 안됩니다. 죄책감은 투쟁과 결심으로 씻어낼 수 없습니다. 종교적으로 말하면,죄책감은 오로지 은총으로만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죄책감을 이기기 위해서는 '고백'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에게 벌을 줄 만큼의 행동을 했다면 그것을 숨기거나 합리화시키지 말고 사실 그대로 고백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