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갈 곳 없는 '노숙인' 어떻게 해요~

추운 겨울,갈 곳 없는 '노숙인' 어떻게 해요~

[ 교계 ] 단속과 격리 대상 아닌 영성과 선교적 대안 모색의 접근 필요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11월 22일(화) 13:44
   

겨울의 초입에서 기온이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지고 있다. 이러한 추위 속에서 거리를 떠도는 노숙자,그리고 쪽방 거주자 등은 다가오는 겨울이 두렵기만 하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추위에 취약한 노숙인들은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오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는 정부나 민간단체들은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한림대 의대 주영수교수가 전국 노숙인 쉼터 등록자료와 통계청 사망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98~2009년 사이 전체 노숙인 사망자 수는 2천9백2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직후에는 5명에 불과하던 노숙인 사망자 수는 1999년 95명,2000년 1백42명,2001년 1백94명,2002년 2백73명,2003년 3백4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2005년부터는 3백명,3백25명(2006년),3백25명(2007년),3백19명(2008년),3백57명(2009년)으로 꾸준히 3백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한달 평균 27명,거의 하루에 한 명꼴로 숨지는 셈이다.

일반인구 사망률 대비 노숙인 사망 비율은 1999년 1.47배에서 2006년 이후 1.9배 이상으로 높아졌고,2009년에는 2.14배로 조사됐다. 사망 원인은 외인성 손상 등 다쳐서 사망하는 경우가 6백64명으로 가장 많았고 술과 관련한 간질환이 4백12명으로 뒤를 이었다. 암과 심근경색 등 순환기계 질환도 각각 3백89건,3백86건이었다.

이러한 통계에 대해 현장 사역자들은 2002년 이후 해마다 1천명 이상의 신규 노숙인이 생겼는데 일반인과 비교한 노숙인 사망 비율이 유지되거나 높아진다는 것은 현재의 시스템에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며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장과 정책 사이에서 노숙자들에 대한 의식의 차이도 노숙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그 한 예로 코레일 서울역이 지난 7월 22일부터 이용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역내에서 음주,폭행,흡연 등의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 해 왔고,노숙인들의 야간 잠자는 행위 금지를 계도 기간을 거쳐 지난 8월 22일부터 시행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비록 하루 30만 명의 국내외 고객이 이용하는 서울역에서 최근 노숙인들의 구걸,음주,폭언,폭행 등과 관련된 고객들의 민원 제기가 급증함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노숙인들과 노숙인 문제 관련 사역자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노숙인들을 예비범죄자로 낙인찍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역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차별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부임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취임 직후 한 노숙인이 사망하자 병원을 방문하고 이 자리에서 노숙인 재활시설 관계자들이 박 시장에게 동절기 서울역 노숙인 퇴거 조치를 재검토해 달라고 건의해 코레일에 서울시가 노숙인 퇴거 재고를 요청하는 공문 발송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측은 서울시와 코레일은 함께 지난 8월부터 서울역에서 노숙인을 퇴거시키고 자활을 유도하는 대책을 추진 중이었는데 갑자기 시가 입장을 바꿔 난감하다며 서울역을 노숙인에게 개방하는 것은 노숙인 자활을 위한 근본 대책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본교단 사회봉사부 산하 단체인 예장노숙인선교협의회는 정부의 노숙인 보호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장노숙인선교협의회가 발표한 '노숙인 보호사업의 과제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노숙인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가족관계의 악화,사회적 안전망의 허점이 겹칠 때 고질화,장기화될 수밖에 없는데 현대 정부의 노숙인 정책들을 살펴보면 여전히 수용중심의 대책으로서 노숙인을 단속과 격리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응급구호차원의 임기응변식 조치로 국가예산의 불균등한 분배와 체계성 없는 지원으로 인해 엄청난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본교단의 노숙인 보소사업의 개선을 위해서는 노숙인 특성과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의 제공,시설의 특성화와 환경개선,그리고 전문인력의 양성,교단적 차원의 지원,영성과 선교적 대안 모색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노숙자 사역을 펼치고 있는 거리의천사들(이사장:김삼환,대표:안기성) 윤건총무는 "최근 날씨가 추워져 노숙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날씨가 추워질수록 이들이 당장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는 지원과 함께 재활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도록 교회와 교인들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올겨울 노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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