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과 국제사회의 갈등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과 국제사회의 갈등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7.독립으로 가는 팔레스타인의 허와 실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15일(화) 14:25
중동문제의 핵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전 중동을 요동치게 하고 나아가 세계를 분열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세는 중동분쟁을 보는 창이다.

서방세계에 대한 아랍권의 갈등은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팔레스타인 땅에서 고통받는 무슬림 형제들을 돕고자 전 아랍국가들이 들고 일어났다. 아랍민족주의의 자존심을 걸고 나섰지만 이스라엘에 맞선 분쟁은 더욱 가열 될 뿐이다. 2001년 미국에 9ㆍ11 테러를 가한 오사마 빈 라덴은 공격 이유에서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외쳤고, 2003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자멸도 이스라엘에서 기인한다. 현재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란도 그 공격목표가 역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결국 중동 아랍권과 서양 간 문명의 대결로 굳어졌다.

지난 9월 23일 팔레스타인 유엔 정회원국 지위를 공식 요청한 것과 10월 30일 유엔 산하 유네스코 정회원 국가로 승인받은 것이 국제사회를 다시 한번 양자 긴장관계 구도로 만들어 놓았다. 사실 팔레스타인 국가독립은 이스라엘이나 미국도 지지하는 방안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내부적으로 팔레스타인을 독립시킨다는 입장을 세웠다. 다만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선 협상을 통한 독립이다. 그러나 최근 답보상태에 있는 평화협상에 진전이 없자 팔레스타인이 돌연 유엔으로 향한 것이다.

우선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시도와 유네스코 정회원국 인정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보자.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신청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유엔에 정회원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나 안전보장이사회국인 미국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에 정회원국가가 될수 없었다. 그러나 선 협상을 요구한 미국에 반해 팔레스타인은 일단 유엔에 정회원 국가로 위치를 점한 후에 이스라엘과 협상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설사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가 된다 하더라도 자신을 둘러싼 모든 국경과 영공을 통제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협력 없이는 독립국가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스라엘과 협상을 포기한 팔레스타인의 일방적인 독립국가 시도는 지지 여부를 놓고 세계의 국제정치판만 갈라놓았을 뿐이다.

유엔산하 유네스코가입도 더 큰 갈등을 초래했다. 유엔 정회원국가 진입이 좌초되자 파레스타인은 유네스코 정회원 진입으로 방향을 틀었고 결국 성공했다. 문제는 팔레스타인의 일방적인 강행으로 결국 미국이 유엔후원금 지원을 중단하는 결과를 낳았다. 당장 11월 지불 예정인 미국의 6천만달러가 중지되자 유엔기구 활동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전 세계 수억명이 유엔지원 혜택이 지연되거나 끊겼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팔레스타인을 향해 실속도 없는 유엔산하 기구에 정회원 시도로 유엔활동과 살림을 더 어렵게 하지 말 것을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도 고민에 빠지긴 마찬가지다. 일단 미국이 유엔 지원금을 중단한다고는 했지만 마냥 중단할 수만은 없다. 특히 원자력기구와 같이 전세계가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곳에 팔레스타인이 신청을 해올때 이것마저도 반대하면 미국이 오히려 더 난처하게 된다. 더욱이 아랍의 정치 변동 이후 미국은 어떻게 해서든 아랍진영의 마음을 얻으려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국제사회의 갈등 뿐만이 아니다. 팔레스타인의 일방적인 행보에 이스라엘은 이미 보복성 압박을 시작했다. 유네스코 회원국 가입 직후 동예루살렘에 2천호의 주택건설을 승인했고, 이스라엘 항구를 통해 거래된 팔레스타인의 세금인도를 거부했다. 완화되었던 팔레스타인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강화돼 팔레스타인들의 불편함이 다시 시작되었다. 최근에 벌어진 팔레스타인의 일련의 독자 행보는 명분은 좋지만 현실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것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유네스코 가입의 허와 실이다.
 

이강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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