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아닌 '필요' 채워주는 교회

'기회' 아닌 '필요' 채워주는 교회

[ 문화 ] 2012년 문화목회 위한 문화기획 프로세스-2012년 전면 주5일제 맞춤 문화예술교육기획 프로세스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11월 07일(월) 16:38
   

내년부터 전국의 초ㆍ중ㆍ고교에서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된다. 이미 격주로 '놀토'가 찾아올 때마다 늘어난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 지 고민해야 했던 부모들은 벌써부터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주5일제 수업 전면 시행을 앞두고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단연 학원이다. 학원 뿐만 아니라 학교, 지자체 모두 '주5일제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나눔을 위해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교회들 역시 토요강좌를 신설하거나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주 서구 풍암동에 위치한 광주다일교회(김의신목사 시무)는 현재 주일 오후에 회화반, 드라마, 부모와 자녀의 합창수업, POP, 퀼트, 어린이 인문학 교실 등으로 운영 중인 문화학교를 내년 3월부터 토요일에도 실시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문화학교의 이름도 새로 지을 예정. "하나님의 형상을 결핍시키는 문화, 교육 제도 등으로 아이들이 자기 계발과 건강한 문화를 통해 삶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밝힌 김의신목사는 "하지만 교회가 학원처럼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주5일제를 선교적인 기회로 이용하기 보다는 교회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계기가 됐으며 한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동숭교회(서정오목사 시무)에서 '2012년 문화목회를 위한 문화기획 프로세스'라는 주제로 열린 총회 문화법인(이사장:지용수) 2011-2차 문화목회세미나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오는 2012년 주5일제 수업 전면 시행에 따른 대안 및 과제가 모색됐다. '2012년 전면 주5일제 맞춤 문화예술교육기획 프로세스'를 주제로 발제한 홍은청소년문화의집 박찬열관장은 "부모가 자녀들과 같이 주5일제로 근무할 경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초기 단계까지 교회가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기회균등에 초점을 맞추고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며 문화예술에도 리터러시(literacy)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국가에서도 계층간 격차 해결의 중요성을 인식해 내년에 저소득층 자녀와 맞벌이 자녀를 위한 돌봄교실을 2천개까지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교회도 '나홀로 자녀'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등 주5일제 수업에 대비한 정책사례를 소개한 박 관장은 "청소년 시기는 문화적으로도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교회가 청소년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부담없이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지금보다 문턱을 낮출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하는 한편 "교회는 문화예술에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서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내부의 힘만으로 버겁다면 전문기획인의 도움이나 지자체에서 하는 문화공연 등을 검색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한원목사(서부제일교회)는 "북카페 운영 등에 지금까지 총회 문화법인 세미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년 전면 주5일제 수업을 앞두고 토요일에 청소년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오픈할 계획 중에 있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1차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서 지역의 청소년 기관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있을지 찾아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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