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겠다'는 후임병,화장실도 따라가라

'죽겠다'는 후임병,화장실도 따라가라

[ 교계 ] 유영식목사의 병영상담

유영식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03일(목) 15:59
Q:우리 분대에 자꾸 죽겠다고 말하는 후임병이 있습니다. 입대하기 전에도 두 번 정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저는 그 후임병을 볼 때마다 조마조마하고, 불안합니다. 마음으로는 너무나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왜 하필 이런 후임병을 만났을까 생각이 들때가 있지만, 그럴수록 더 안타깝고,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습니다.


A:가까이 있는 사람이 자살의 전조를 많이 보인다고 생각이 들어, 자살한 가능성이 의심될 때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그가 자살을 하려고 하는가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 즉 자살의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은 자살의도를 직접 물어 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자극할까봐 빙 둘러서, 우회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단도직입적으로 직접 질문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적절한 말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너 자살하고 싶냐?"라고 질문할 수도 있으나, 그것은 질문 받는 자를 당황하게 만들어 순간적으로 "아니요"라는 거짓말이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너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정말 많이 힘들겠다. 정말 이럴 때는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을 것 같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질문을 하면 자살할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자살할 생각이 있다는 대답을 하게 됩니다.

그런 다음에는, 자살방법에 대해서 대화를 하면 좋겠습니다. 자살 의도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히면 그 후임병이 지금 현재 어떤 방법으로 자살할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럼, 만일 죽는다면 어떤 방법으로 죽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는가?", "실제로 자살하려고 준비한 것들이 있는가?"라고 질문하는 겁니다. 이 때 후임병이 준비하고 있는 방법이 더 위험한 방법일수록, 그리고 그 계획이 더 구체적일수록, 자살의 위험성은 더욱 큽니다. 예를 들어, 목을 맨다든지, 높은데서 떨어진다든지, 총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이때는 후임병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그런 방법을 이야기한다면 바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만약 자살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일단 의심이 되면, 그것에 확신이 들지 않더라고 일단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느낌을 보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의외로 한순간 한 생명을 살리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보고를 괜한 호들갑 떠는 것, 남의 비밀을 고자질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혼자 있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자살은 문자 그대로 혼자하는 행동입니다. 따라서 주변에 누군가가 가까이 있게 되면 자살 시도는 잘 못하게 됩니다. 보고를 하러 갈 때에도 가급적 누군가가 함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보고하러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중 하나가 화장실조차도 혼자 가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럴 경우, 후임병 같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매우 불평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나 상황에 가까이 있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자살 충동을 호소할 때 경청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전문가에 연결시켜야 합니다. 고통당하는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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