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지정학적 정의

중동의 지정학적 정의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0월 13일(목) 11:54

 
'중동'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858년 영국의 동인도회사에 의해서다. 이후 미국 해군이 전략적으로 특정 지역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하면서부터 이 지역을 지칭하는 보편적인 용어가 되었다. 사실 중동이라는 용어 자체가 유럽식 관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유럽에서 볼 때 가까운 곳을 근동, 중간 지역을 중동, 그리고 끝에 있는 한국, 일본, 중국 등을 극동이라 부르는 것이다.
 
중동지역은 보통 아랍 반도의 아랍권 국가들로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쿠웨이트, 오만,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와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고 불리는 이집트에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을 거쳐 레바논, 터키, 시리아, 이라크 등이다. 그러나 정치학적인 중동의 개념은 이슬람이라는 종교국가들에 의해서 지역적인 중동의 경계는 다소 모호하다.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연대감이 형성되면서 중동지역을 정의하는 기본적인 잣대가 이슬람이되었다.
 
이슬람권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이슬람을 공유하는 중동의 지정학적 정의는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은 지리적으로 북아프리카에 속하지만 같은 이슬람으로 인해 중동에 편입된다.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도 아랍어를 쓰지 않음에도 역시 같은 이슬람으로 인해 중동에 편입시키기도 한다. 심지어는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까지도 종종 중동에 포함되기도 하고, 심지어 코카서스 지역의 아제르바이젠, 아르메니아, 조지아, 사이프러스 등도 중동의 일부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들 국가는 지리적으로 떨어져있기 때문에 종종 중동 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이슬람 세력의 밀집이 필요할 때는 그들의 민족 및 종교로 인해 중동 지역으로 편입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중동이라는 지역은 이슬람을 연대하는 힘의 필요성에 따라 그 경계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동 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아랍인이면서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중동 지역이 수 많은 민족 및 다양한 문화로 구성되어 있고, 언어와 종교도 아주 다양하다. 중동의 90% 이상이 이슬람이지만 이슬람 내에도 시아파와 수니파라는 이슬람의 두 계파로 인해 끊임없이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한 예로 사담 후세인 이후 이라크 재건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진 수니파와 시아파 간에 종교 내의 갈등, 시리아 레바논 이란 등이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중동 내에는 이슬람 외에 다양한 종교 공동체가 존재하고 있다. 중동에 약 8%에 해당하는 기독교와 유대교 등의 다른 종교가 존재하고 있고, 다양한 민족과 언어로 인해 중동 정치 문화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사실 중동 지역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아랍인이 아니다. 터키의 투르크인이나 이스라엘의 유대인, 이란의 페르시아인, 그리고 실체적인 나라는 없지만 터키와 이라크 및 이란 산맥에 살고 있는 쿠르드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마찬가지로 중동 지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랍어를 사용하고, 대다수의 중동권 국가들의 국가공용어가 아랍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중동 사람들이 아랍어 대신 터키어나 페르시아어, 쿠르드어를 사용한다. 결론적으로 중동은 모슬렘권이면서도 절반이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절반 이상이 아랍이 아닌 다른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강근 목사
예루살렘 히브리대 동아시아학과 연구교수ㆍ이스라엘 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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