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타까운 소수

[기자수첩] 안타까운 소수

[ 기자수첩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8월 16일(화) 13:48
'위안부'. 위로할 위(慰), 편안 안(安)을 사용하는, 우리에게는 가슴 아픈 역사를 상기시키는 단어다. 광복절을 앞둔 지난 14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0차 아시아연대회의가 열렸다. 1천석 규모의 강당은 비교적 한산했다. 행사를 준비하는 스태프들과 취재진을 합해도 절반에 한참이나 모자라는 숫자였다.

우연히 행사장 플래카드에 적힌 한 단어에 눈길이 갔다. 위안부를 표현한 'Sexual Slavery(성적노예)'였다. UN 등 국제기구나 영어권에서는 '위안부(comfort women)' 보다는 더 강력한 표현인 '일본군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꽃다운 나이에 노예가 돼야만 했던 기억. 긴 무관심 속에도 이들이 "죽을 때까지 할 말은 하고 가겠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끊임없이 외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일본군에 의해 끔찍한 노예 생활을 해야했던 이들은 가슴 속 응어리진 한을 풀지 못한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올해만 9명이 사망해 남은 생존자는 이제 70명(8월 기준)이다. 생존자 대부분이 고령인 것을 감안하면 많은 수는 아니다. 생존자의 생생한 피해 증언에도 꿈쩍 않고 있는 일본 정부를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운 소수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12월 14일이면 매주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 중인 수요시위가 1천차를 맞는다. 우여곡절 끝에 새 둥지를 찾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도 올해 말 개관을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 중에 있다. 생존자 중 유일하게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송신도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 해결은) 어디까지나 마음의 문제"라고 했다. 우리의 마음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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