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호호!'

'하하 호호!'

[ 목양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6월 15일(수) 11:51

"하하 호호!" 좀 소란스러운 것 같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교회 주방에서 들려오는 이 소리가 예배당을 가득 채운다. 우리 교회는 1년 3백65일, 연중 무휴(無休)로 교회 주방에서 밥이 익어가고 국이 끓고 있다. 주중에는 매일 1백~1백30여 명에 달하는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기 위한 식사 준비와 식후(食後) 뒷정리, 주일에는 식사에 참여하는 성도들만 약 2백여명에 이르는 식사가 준비되고 뒷정리가 깨끗하게 이루어진다. 이를 외부에서 인력을 고용하거나 외식업체에 용역을 주지 않고 성도들의 순수한 자원봉사와 헌신에 의해 이루어져 가고 있는데, 벌써 금년에 여섯 번째 해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번도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바로 "하하 호호!"에 그 비결이 있다.

현대인들은 매우 바쁘게 산다. 이것이 교회 생활에도 영향을 주어 교회에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자원봉사자가 절대 부족한 것이 요즈음의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교회에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외부에 용역을 주는 경우를 종종 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행사를 하게 될 경우, 음식준비를 출장뷔페에 맡긴다던가, 교회의 청소를 청소대행업체에 맡긴다던가, 심지어는 교회의 행사를 외부 기독교 이벤트 업체에 의뢰하는 일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물론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면 그 효율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것이 사실이고, 봉사 대신 돈을 낼 수 있으니 돈을 들여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다. 이를 두고 어떤 것이 더 잘 한다고 평가하지는 말자. 그 교회의 형편과 처지가 최선의 방법을 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도들에게 봉사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결코 주어질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이다.

희망교회는 농촌 지역의 소읍(小邑)에 위치한 작은 교회이다. 작은 교회이기 때문에 이 일이 가능하겠으나 성도들이 봉사의 기쁨을 한 아름 안고 갈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그래서 금년부터는 관리인을 두지 않기로 했다. 물론 관리인을 두고 싶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사람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 처음에는 고육지책으로 그렇게 결정하고 성도들의 자원봉사로 이 일을 감당하기로 했다. 건물과 시설물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고, 구역마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자원한 구역은 자원한 사람이 책임을 지는 구역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전처럼 시설물만 아니라 실내 환경까지 청결하고 단정한 정돈이 유지되고 있다. 관리인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았던 걱정은 기우(杞憂)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렇게 성도들에게는 봉사에 참여할 자세가 이미 준비되어 있다. 다만 봉사자들에게 봉사의 기쁨을 누리게 하고, 그로 말미암은 행복을 얻어가게 하는 것이 과제일 것이다. 이것만 제공해줄 수 있다면 교회가 필요로 하는 봉사자는 얼마든지 있다. 아직도 한국 교회의 성도들은 매우 건강한 신앙을 가지고 있다. 교회를 위하여,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언제나 아낌없이 봉사하고 헌신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에게 자원봉사를 통해서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자리, 곧 봉사에 참여하는 성도들이 "하하 호호!"하게 할 수만 있다면 한국 교회에는 아직도 많은 봉사의 자원들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교회가 편의와 효율을 우선으로 하는 경영의 논리에서 성도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한아름 안고 갈 수 있도록 하는 목회의 논리로 전화되어야 할 것이다. 거기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홍 기 / 목사 ㆍ 희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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