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회장 병'

'당회장 병'

[ 목양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12일(화) 18:35

인터넷에서 자료검색을 하다가 호기심이 생겨서 내 이름을 쳐 보았다. '최태순목사'를 입력하자 '대천중앙교회 시무'에서부터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썼던 것, 설교했던 것, 심지어 노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썼던 글까지 쫙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검색결과에 오래전에 기사화됐던 글이 눈에 들어온다. "목회 성공의 척도와 가치가 목회자의 사례비 액수와 어디에서 목회 하느냐를 놓고 평가하는 요즘, 목회자의 행복은 세속적 가치보다는 신앙적 가치관에서 나와야 한다고 일침을 놓는 목사가 있다. 충남 보령시 대천중앙교회의 최태순 목사(45세)는 '요즘 많은 목회자들이 하나님 나라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세상에서의 삶과 세속적 가치를 먼저 생각한다'면서 목회자의 청빈과 가난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라고 소개를 하면서 최태순 목사가 말하는 '한국교회의 비전'이라고 거창하게 타이틀을 붙여서 강조하는 내용이 있었다. "첫째, 하나님의 자리를 인간이 차지하려는 모습을 극복해야 한다. 목회자가 하기 쉬운 가장 큰 실수는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의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목회자는 하나님에 계셔야 할 영광의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려고 하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를 수단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한국교회의 많은 성도들은 예수님을 믿는 것을 수단으로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수단으로 자신의 목적과 뜻을 이루려는 모습은 바뀌어야 한다. 셋째, 교회는 세속적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회 내부에서조차 삶의 행복과 가치가 세속적으로 오염되었다. 이제는 진정한 삶의 행복과 가치가 교회에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증거해야 하며, 예수님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인터뷰하면서 내가 했던 말인 것 같다. 그런데 기사의 내용을 읽으면서 얼굴이 붉어진다. '참 용감하게도 말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지적했던 그 속에 나 자신의 모습이 커다랗게 드러나고는 지워지지 않는다.

몇 해 전에 일본에 갔었다. 나리타 공항으로 후배 목사가 마중 나왔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차를 타고 동경 시내로 들어가던 중에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형님, 병 걸리셨네요! 그 병 고치기 힘든데…" "무슨 소리야, 내가 병에 걸리다니! 무슨 병에 걸렸다는 거야? 그리고 고치기 힘든 병이라니, 뭔 소리냐?" 의아하게 반응하는 나를 보며 후배 목사가 했던 말은 내가 고치기 힘든 병이 들었는데, 그것은 '당회장 병'이란다. 자기가 일본에서 목회하면서 한국에서 오는 많은 목회자를 만나게 되는데, 목회가 안정이 되고 교회의 규모가 제법 큰 목회자를 만날 때 종종 느끼는 것은 외모에서 풍겨지는 교만함이고 그것은 차를 타고난 다음에 확실하게 나타나는데 차를 타고 자기가 스스로 문을 닫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목사들이 문을 닫아주던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려서 그렇다는 것이다. 나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고 후배 목사가 따끔하게 충고를 했던 것이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조금은 더 가난하게 되어야 하겠다. 조금은 더 불편함을 참아야 하겠다. 조금은 더 낮아져야 하겠다. 조금은 더 손해 볼 수 있어야 하겠다. 그래서 더 심각하게 '당회장 병'에 걸리기 전에 치료해야 하겠다. 임목사, 자네가 말한 '당회장 병' 고치려고 힘쓰고 있다!

 최태순 / 목사 ㆍ 대천중앙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