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위한 눈물이 필요한 때

한국교회를 위한 눈물이 필요한 때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07일(목) 14:08
 
우리는 최근에 다시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한국기독교 연합기관의 양대 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의 직무가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한기총 20여 년 역사 가운데 처음 일어난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법원은 유고된 대표회장의 직무대행으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하나님의 교회가 어두운 세상의 양심이 되고 길잡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사회 법정의 판단을 받아야 하고 법원에서 보낸 목사도 아닌 일반인을 직무대행으로 받아야 하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
 
그 문제의 출발이 어디에 있었든, 지금 한국 기독교는 사회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길 잃어버린 미아와 같은 신세가 되어버렸다. 작금의 진행으로 보면 한기총 사태는 이렇게 해서 회개와 결단이라는 신앙적인 테두리 안에서 해결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법정 싸움이 진행될 것이라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교회는 교회들대로, 연합기관은 연합기관대로 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 터널 안에서 엔진 고장으로 멈춰버린 기관차와 같은 신세가 되었다.
 
지금까지 한국 기독교는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가장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복음의 결실과 선교 발전을 이뤘다는 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그런 긍정의 평가를 뒤로하고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 기독교의 위기는 한두 해 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잉태되었으며, 그 위기는 부끄럽게도 늘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의 교회는 복음의 실천을 위해 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자리다툼에 모두 골똘하게 매달려 있는 추악한 형편이다.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교회의 가장 강력한 힘은 성령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교회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자정의 힘이었다. 교회의 영적, 물질적 타락과 위기 상황 속에서도 교회가 다시금 사회와 역사 속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루터기처럼 남아 있는 교회의 자정능력 때문이었다.
 
지금 교회는 주님의 십자가 경건과 섬김과 평화를 묵상하는 사순절을 지나고 있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등에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며 뒤 따르는 사람들에게 돌이켜 말씀하셨다.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너희 자녀들 위하여 울라". 우리는 지금, 우리 자신과 우리 후대를 위하여, 지금의 한국교회와 미래의 한국교회를 위해서 울어야 할 때이다. 울면서 교회의 자정능력의 불씨를 어떻게 살려 내야 하는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믿음과 지혜를 구해야 할 때이다. 이것만이 우리가 살 길이고 다음 세대가 섬길 교회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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