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성찰이 필요한 때

자기 성찰이 필요한 때

[ 목양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2월 28일(월) 15:57

'투루나이젠' 목사는 젊은 시절에 "하나님, 저로 하여금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했으나 하나님은 그의 기도에 침묵하셨고, 나이 마흔이 넘어서는 "하나님, 나를 바꿔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하나님은 그에게 응답해 주셨고, 자신이 바뀌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진작부터 세계를 바꾸려고 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했더라면 더 큰 일을 많이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목회를 하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은 역시 설교인 것을 느낀다. 그 이유는 설교하기 전에 나 자신을 점검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요, 설교한대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만일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설교를 한다면 성도들을 바꾸지도 못하고, 나 자신도 좌절 속에 빠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목회 초창기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뜻이라면', '예수님이라면'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기에 옆을 보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자의든 타의든 나도 모르게 옆을 보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긍정적 의미에서는 당연한 일이요, 하나님이 맡겨주신 책임에 대한 확대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생길 때마다 '내가 해야 할 것인지?',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를 묻게 되는데 '아니다'라고 느낄 때도 어쩔 수 없이 책임을 맡아야 할 때가 있다. 이 때 과감하게 'no'라고 외칠 때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받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 사회에서나 교계에서 지탄을 받고 있는 지도자들을 보면서 '저 분은 그 자리에 계시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한 분이 그곳에 계심으로 한국교회를 불행하게 만들어 가는 부분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생각해본다. '저 분이 혹시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저 일을 맡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그 자리를 얻으려고 별의 별 방법을 다 써서 얻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씁쓸해진다.

어디나 자기의 그릇이 있고, 자기에게 맞는 옷이 있다. 그것이 무엇일지를 잘 판단하면 자기도 멋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익을 줄 것이다. 그러나 맞지도 않는 옷을 입어 서로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어리석은 길을 가고 있음에 틀림없는 것 아니겠는가.

요즘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위기를 느낄 때가 정말로 많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위기를 느껴야 할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욕심 때문일까? 몰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냥 같이 죽자는 것일까?

책임감을 갖고 살 필요가 있다고 본다. 책임감은 어떤 위대하고 큰 일이 아닐 것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일인가, 내 욕심인가를 분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가끔 수십억의 돈을 횡령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흥분하는 사람이 말단인 자기 자리에서 10만원을 착복하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면 어불성설이다. 그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그보다 더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은 그런 돈이 없을 따름이 아니겠는가? 요즘 인사 청문회를 보면 마치 성직자를 뽑는 것처럼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검증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많은 일을 맡기보다 내 자신을 성찰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남들은 나를 정확히 판단하는데 나 자신이 나를 볼 수 없다면 불쌍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장경덕 / 목사 ㆍ 가나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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