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ㆍ틱 장애...'교회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나?

ADHDㆍ틱 장애...'교회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나?

[ 교계 ] 최근 어린이 신경정신과 질환 늘어, 교회학교 교육 매뉴얼 마련 시급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0년 11월 24일(수) 16:12
"동훈(가명)아! 좀 얌전하게 앉아 있어라. 어떻게 1분을 버티지 못하니... 그리고 친구들 좀 그만 괴롭혀..."
 
대전 A교회 초등부 교사 김 모 집사는 올해 초 제자 가운데 유난히 산만하고 충동적인 아이에게 자주 훈계를 했다. 어느 순간, 그 제자는 교회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지인에게 들어보니 그 제자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를 앓고 있었다. 김 집사는 제자가 교회학교를 나오지 않게 된 이유가 자신의 탓인 것 같아 가슴이 미어졌다.
 
또 다른 교회학교 학습 사례 하나. 서울 B교회 소년부 교사 양 모 집사는 제자 하나가 예배 시간에 반복적으로 기침을 하며 몸을 흔들어대는 것을 발견했다. 감기 몸살 증세로 생각하고 부모에게 이를 알려주다 사실은 '틱 장애'(Tic Disorder)임을 들었다.
 
최근 어린이들에게서 신경정신과 질환인 ADHD와 틱 장애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교 교실에 1∼3명 정도는 ADHD 아동이라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활동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또한 성급하고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며 뜻대로 안되면 친구를 때리는 공격성도 보인다.
 
틱 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운동 틱(근육 틱)과 음성 틱이 있으며, 두 증상 모두가 나타나면서 전체 유병기간이 1년을 넘으면 '뚜렛병'(Tourette's Disorder)이라고 한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 대부분은 사회적 편견과 오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만약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아동기 내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며, 일부는 청소년과 성인으로 성장해도 증상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학교 현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과 냉대가 존재하고 있다. 해당 어린이들의 입에서 "교회 가기 싫다"는 말이 나올만 하다.
 
그렇다면 교회학교에서는 이런 어린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교육담당 교역자부터 교사들까지 이런 장애 현상과 치유학습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현재 교회학교 현장에서는 이와 관련한 전문 학습 매뉴얼은 사실상 없다. 다만 최근 기독교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문제의 중요성을 알리며 관련 학습법을 만드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영남신학대학교 김규식교수(기독교교육학)는 "ADHD 아동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교회학교에서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고 주의력의 저하로 수업을 방해하고 문제를 자주 일으킬 수 있다"며 "이런 아동들을 위한 학습법을 최근 전국교회를 돌며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회학교 교사들의 대부분은 ADHD의 특징을 보이는 아이들의 행동을 무조건 통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아이들은 지루한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통제 보다는 해야 할 일을 부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얌전하게 있으라고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너무 심하지 않다면 지적을 줄이고 무시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틱 장애의 경우 특히 스트레스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틱 증상을 오해하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거나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주면 더욱 악화된다는 사실을 교회학교 교사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선행되야 할 것은 교역자와 교사들이 장애 행동 유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부하며 교육 방법을 서로 공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전문지식이 없는 교사들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만 본다면, 해당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이해받기 보다는 심한 경우 아동 우울증까지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교회학교 안에서 다른 제자들과 일관되게 대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ADHD와 틱 장애는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는데, 인내를 수반한 '사랑'이라는 매개체로 자연 치유도 될 수 있다는 점을 교회학교는 주목해야 한다.
 
소아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ADHD와 틱 장애를 겪는 아동들은 야단이나 꾸중과 같은 부정적인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따라서 주변에서 말 안 듣는 아이나 문제아로 평가되고, 스스로도 자신을 이상한 아이로 평가한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더욱 자신감이 없어지며 또래 관계가 힘들고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가족과 학교의 교사들이 사랑으로 대하며 교육을 통해 치료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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