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성장이 기독교에 주는 도전

이슬람의 성장이 기독교에 주는 도전

[ 기고 ] 함께생각하며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1월 17일(수) 12:24

종교사회학자 피터 버거는 "종교는 언제 어디서나 존속해왔다"고 말하면서, "…21세기의 세계가 20세기의 세계보다 덜 종교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즉 엄청난 속도로 많은 것이 변화되고 세속화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종교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21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는 어떤 종교가 될까? 물론 많은 기독교인들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기독교가 가장 큰 종교로 남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 같다.

안타깝게도 기독교는 1900년에 전세계 인구의 34.5%를 차지하였지만 2000년에는 오히려 32.5%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이슬람은 1900년 12.4%를 차지하던 비율에서 2000년에 21.1%로 늘어나 2배 정도의 성장을 하였으며, 숫자로 보아도 1900년에 약 2억이던 무슬림이 2000년에는 약 12억 7천 9백만으로 성장하여 6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어내었다. 이러한 현상과 함께'문명의 충돌'을 지은 사무엘 헌팅턴은 현재 약 30% 정도를 차지하는 기독교가 2025년까지 25%로 떨어지는 반면, 현재 약 20% 정도를 차지하는 이슬람이 2025년까지 3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예상이 현실화된다면 이슬람은 머지 않아 세계 최대의 종교인 기독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왜 기독교의 성장률이 이슬람에 비하여 떨어질까?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슬람은 기독교에 비하여 다음과 같은 점에서 훨씬 더 큰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여진다. 첫째, 이슬람은 기독교에 비하여 자신들의 경전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 경전에 대한 분명한 확신은 한 종교가 서느냐 무너지느냐를 결정하는 핵심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독교는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성경의 핵심사항을 약화시키면서 성경을 윤리교과서 정도로 상대화시키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이슬람은 꾸란에 대한 철저한 확신과 순종의 태도를 보인다.

둘째, 이슬람은 기독교에 비해 자신들의 핵심신앙과 의례를 지키는데 더 열심이다. 흔히 사회의 변화에 따라 종교의 모습을 변화시키지 않는 보수적인 종교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종교사회학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오히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시도하는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종교들은 점차로 사그라지는 반면, 세속화된 사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핵심적인 신앙요소를 붙들고, 초자연적인 신앙 분위기와 의례를 지키는 종교들은 오히려 성장한다고 한다.

셋째, 기독교에 비하여 이슬람은 내세신앙이 매우 강하다. 종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는 내세에 대한 길을 안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원한 내세에 대한 신앙 때문에 신자들은 이 땅에서 헌신하고 목숨을 내어놓는 순교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슬람은 확실한 내세신앙을 견지하는 반면, 기독교는 만유구원론이나 종교다원주의 등의 영향으로 내세 신앙이 갈수록 약화되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넷째, 기독교에 비하여 이슬람은 선교의 목표가 매우 선명하다. 이슬람은 '2080년까지 전세계의 이슬람화'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이슬람국가들까지 힘을 합하여 목표를 차근차근 이루어가는 반면, 기독교는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세계복음화보다 인간화, 샬롬, 화해, 종교간 대화 등에 많은 관심을 두는 경향을 보이면서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슬람은 이슬람 신앙에 기초한 문화를 형성하는데 매우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무슬림들은 타문화권에 가도 자신들의 신앙문화를 철저히 지키며, 나아가 주변 문화를 이슬람 문화로 바꿔나간다. 기독교도 본래는 문화를 변혁시켜 나가는 종교지만, 요즘에는 문화를 변혁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세속 문화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크다.

이상과 같은 요소들은 하나의 종교가 성장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원리들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도 과거에 왕성한 성장을 이룰 땐 위의 다섯 가지 요소들이 분명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상당히 약화되면서 성장 역량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기독교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는 종교로 남기 위해서는 심각한 방향전환을 추구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혹자들은 "교회가 세상을 섬기는 것이 중요하지, 성장만 추구하면 되느냐"는 말을 하겠지만, 그러나 세상을 섬기는 것도 교회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지역들과 같이 교회가 사라져가는 마당에는 교회의 대사회적 책임이란 것은 단지 하나의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이다. 이슬람의 왕성한 성장은 기독교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고 뼈아픈 갱신을 하라는 하나님의 한 경종일 수 있다.  

안승오교수(영남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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