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신앙'으로 섬기는 목회

'제물신앙'으로 섬기는 목회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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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7일(수) 12:17

목사 안수를 받고 본격적으로 목회를 시작하게 될 때 장로님이셨던 아버님이 아들 목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당부하신 말씀이 있다. "제물 신앙으로 목회를 하라"는 것이었다. 구약시대에 하나님께 드린 제물들을 상기시켜 주시면서 하신 말씀이다. 속죄제를 드리든지 화목제를 드리든지 모든 제사에는 제물이 있는데 그 제물들은 살아있는 짐승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목을 찔러 죽인 다음에 피를 빼고 각을 떠서 태워서 제사를 드리게 된다. 그런데 일단 죽은 제물은 감정표출도 없다. 불평이나 불만의 말도 없다. 온전히 제물로 태워져서 바쳐지는 것이다.

바로 그런 제물이 되어 목회를 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아버님의 그 말씀이 항상 가슴 깊이 각인되어 목회를 할 때 큰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33살의 나이에 비교적 일찍 담임목사가 되어 교회에 부임하였다. 부임을 해서 보니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문제들이 많은 교회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몇 명 안 되는 당회원들은 양분되어서 서로 의견이 대립돼 있었고 성도들의 신앙도 피폐해 있었다. 그리고 목회 사역에 협조하는 좋은 성도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힘들게 하고 고통을 주며 들이받는 성도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주여 나는 주님께 바쳐진 제물입니다"라고 되뇌이면서 참고 견디며 눈물로 기도하였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성도들을 겸손히 섬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어렵게 하는 성도들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미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며 감싸주었다. 그리고 노회 모임에 나가면 본인이 섬기는 교회의 상황을 알고 있는 목사님들이나 장로님들이 걱정이 되어서 교회 장로님들이 협력을 잘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 한결같이 긍정적인 대답을 하였다. "요사이 우리 장로님들이 너무도 열심히 협력해 주시고 모든 일에 충성을 다 하시고 있습니다. 너무도 많이 변하셨습니다"라고 칭찬을 하였다. 그 칭찬의 말이 본인들의 귀에 들어가면 칭찬을 하고 다니는 젊은 목사를 역시 칭찬하였다.

그런데 한해 두해를 지나면서 칭찬한 대로 문제의 사람들이 완전히 변화되었다. 당회가 변화되고 제직회가 변화되었다. 화목한 교회가 되었다. 교회는 배가되고 큰 비전도 생겼다. 문제투성이였던 교회가 너무도 좋은 교회로 소문이 나게 되었다. 한번은 가장 힘들게 했던 장로님이 새벽기도회가 끝났을 때 필자를 따라 당회장실로 들어오셨다. 그 장로님은 들어오자마자 제 앞에 무릎을 꿇으시고 기도해 달라고 간청을 하였다. 깜짝 놀라 '왜 그러시냐'고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물었으나 무조건 기도해 달라고 하였다. 할 수 없이 손을 얹고 기도하는데 기도해주는 목사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고 기도 받는 장로님도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었다. 기도가 끝났을 때 장로님은 제 손을 붙잡고 말하였다. "목사님! 그동안 제가 너무도 목사님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앞으로 열심히 협력해 드리며 충성하겠습니다. 목사님 힘내세요." 할렐루야! 정말 가슴이 뭉클하며 눈물이 핑 돌았다.

'제물 신앙'을 가지고 겸손히 낮아져서 성도를 사랑하고 칭찬하며 섬겼더니 이처럼 변화의 역사가 일어났던 것이다. 제물 신앙을 가진 목회자가 되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참고 견딜 수 있다. 아무리 화나는 일도 혼자서 얼마든지 삭일 수 있다. '나는 하나님께 드려진 제물이다. 나는 이미 죽었다'라는 심정으로 목회를 할 때 장기목회를 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목회도 제물 신앙을 가지고 승리하는 성공적인 목회자가 되려고 한다.

김원영 / 목사 ㆍ 서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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