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교회-농어촌교회, 직거래로 연결

도시교회-농어촌교회, 직거래로 연결

[ 교단 ] 올해로 3회째 맞는 수서교회 장터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11월 03일(수) 14:48
   
▲ 지난 10월 24일 농어촌지역 6개 교회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서교회 직거래장터.

최근 농산물 가격이 요동치면서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 도시 교회 농수산물 장터가 교인과 이웃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강남노회 수서교회(황명환목사 시무)는 지난 10월 24일 교회 앞마당에서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교회들이 흔이 여는 '바자회'는 수익금 중 상당부분을 교회가 가져가지만 '직거래 장터'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만날 수 있도록 교회가 장소만 제공하는 형태로,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고 생산자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잇점이 있다.
 
그래서일까. 교인들이 생산한 농수산물을 가지고 상경한 목회자들의 얼굴이 밝다. 이들의 주 사역은 목회지만 대부분 교인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어 농사꾼이나 다름없다.
 
화순군 월평교회에서 18년간 농사를 지어온 임봉기목사는 "손이 많이 가는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다보니 양복보다 작업복을 입고 있을 때가 더 많다"고 말한다. 담양군 갈전교회 강성룡목사는 "교인들의 평균 나이가 72세여서 자신이 가장 젊지만 평생을 땅과 함께 살아온 어르신들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고흥군 성치교회 이우주목사는 "18년전 신학교 4학년 때 거문도에 들렸던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사역하고 있다"고 한다. 무안군 청암교회 황명근전도사는 서울에서 내려와 교회를 개척한지 4년째를 맞고 있다. 그는 "현지에서 특산물을 준비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장터에는 갈전, 노동, 성치, 월평, 청암교회의 본교단 전남지역 5개 교회와 타교단 1개 교회가 참가했다.
 
농어촌지역 목회자들은 "직거래 장터를 잘 활용하면 어려운 농어촌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고 농촌교회가 지역 선교의 주도권을 잡도록 도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년에 농어촌 교회가 1천만원 정도의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 자립이 가능할 뿐 아니라, 도시교회와의 연결을 통해 지역민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이러한 직거래 장터는 유기농으로 생산한 정직한 먹거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도시교회가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촌교회가 도시교회에 생산품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다. 대가 없이 농촌교회들에게 앞마당을 내놓으려는 교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수서교회는 직거래 장터를 통해 농어촌 교회들에게 2천3백여 만원의 수익금을 전했으며, 수서교회 황명환목사는 "먹거리를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희망을 나눌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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