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수첩' 이렇게 악용된다

'교인 수첩' 이렇게 악용된다

[ 교단 ] 이단 포교ㆍ보이스피싱ㆍ다단계 판매 악용 늘어, 배포 주의 등 교회별 안전대책 마련 시급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0년 11월 01일(월) 19:16
"여보세요. (아무개)집사님이시죠? 같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교인 3명만 모이면 평생 수익이 보장됩니다. 다만 물건을 사야 하는데요..."
 
대부분의 교회가 매년 제작하고 있는 교인 수첩이나 요람이 이단ㆍ사이비 관련자들의 포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다단계 판매 등에 악용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교회가 수첩에 교인 상호간의 교제를 이유로 교인들의 사진과 이름, 주소와 전화번호,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상세히 기록하기 때문에 의도와는 다르게 범죄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물론 교회 내부 배포를 목적으로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실제로 어느 교회나 가서, "이 교회 다니는 교인"이라고 하면, 수첩 정도는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악용 사례가 더욱 늘어 교회 관계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집단의 한 탈퇴자는 "예전에 정통교회로 잠입해 포교할 때 교인 수첩을 활용했다"며 "포교하다 들켜 교회를 나오게 되더라도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교인 수첩은 꼭 챙겼다"고 증언했다.
 
또한 최근 출석 교회 교역자로부터 병원비를 요청하는 문자를 받은 한 교인은 돈을 부치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교회에 확인절차를 거쳤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교역자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해당 교회에서는 교인 수첩이 범죄자들의 '범죄 타깃'으로 사용됐다고 추정하고 내년도 수첩부터는 연락처를 삭제해 제작하기로 했다.
 
이러한 피해사례가 알려지면서 일부 교회는 수첩 제작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 수첩을 제작하는 교회들은 배포에 신경을 쓰는 등 악용 수단으로 사용되어지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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