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종교개혁주일

2010년 종교개혁주일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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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1일(목) 10:15

 
'오직 성경으로',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는 종교개혁운동의 핵심사상을 요약한 구호들이다. 그런데 '오직 믿음으로'는 결국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라는 구원관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로마천주교의 '선행에 의한 구원'교리나 '공덕주의'교리, 그리고 이와 연관된 '면죄부'교리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어떤 중보적 능력을 가진 많은 성자들을 만들어냈고 그 정점에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두게 되었다. 로마천주교의 '마리아론'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인류의 공동대속자로 추앙하며 우리의 기도와 찬양의 대상으로 삼게 되었던 것이다.
 
19세기의 교황 비오 9세는 "만일 우리에게 어떤 희망과 영적 치유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오직 그리고 유일하게 그녀로부터 받을 만큼... 우리의 구원은 성 처녀 위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하여 로마천주교의 마리아론을 견지했으며, 20세기의 교황 베네딕토 15세도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그녀 자신이 인류를 대속하였다고 정당히 말할 수 있다"고 선언함으로 로마천주교의 마리아론을 또 다시 확인한 바 있다. 종교개혁자들의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라는 구원관은 이런 로마천주교의 마리아론이나 성자숭상의 관행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종교개혁자들은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고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행한 선언을 그의 자칭 계승자들이 지어낸 말보다 더욱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화와 개방성과 다원주의적 관용이 미덕이 된 세상에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라는 구원관을 주장하면 당장 폐쇄적이고 독선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다고 유일한 구원의 길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신앙고백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개신교가 처한 딜레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
 
어렵지만 답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첫째는 우리가 보다 진실하고 정직해지는 것이다. 둘째는 사랑과 봉사, 나눔과 섬김의 삶을 더욱 힘쓰는 것이다. 그래서 개신교인들이 비록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길이라는 믿음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도 타협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그들이 있기에 나라가 이만큼 유지되고 있으며 그들 때문에 이 사회는 아직도 따뜻하며 살아볼 가치가 있다고 여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이 어떤 어려움이나 위기를 맞을 때마다 그래도 교회가 소망과 위로를 줄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정직하며 나눔과 섬김을 힘쓰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 이것이 개신교가 오늘날 나아갈 길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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