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를 뽑는 영적 결단

지도자를 뽑는 영적 결단

[ 사설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09월 01일(수) 15:53

제95회 총회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부총회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교단을 이끌어갈 수장의 선출이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감안하여 이에 대한 관심 고조가 지극히 당연하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금번 총회의 경우 선거전 막바지에 제기된 후보의 학력을 두고 논란이 가열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선관위와 당사자의 명백한 해명과 행정 처리가 뒤따라야 한다. 이 문제의 전말과 선관위에서의 논의 내용, 그리고 그 처리에 대한 선관위의 명쾌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자칫 이 문제는 당사자에게 큰 불명예를 안겨줄 수 있고 선거 결과에 대한 적법성 시비로 비화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적법하고 명백하게 처리함이 그 근본이라 여겨진다. 우리는 그동안 선거 결과에 대한 사후 시비가 교단의 발전과 화합에 큰 장애가 되었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이런 시비의 재연을 방지하고 건강하고 생산적인 총회운영과 미래지향의 산적한 과제들을 처리할 수 있기 위해서도 선거의 공정과 적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기된 문제들의 내용과 당사자의 해명 내용 그리고 이에 대한 처리 결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이 투명하게 알려지고 이해되고 납득되어야 더 이상의 시비로 비화하지 않을 것임을 선관위가 직시하고 엄정한 대처가 있기를 바란다.

둘째는 후보자들이 정직하고 용기 있게 처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조금이라도 총회에 누를 끼치거나 총대들에게 실망을 준 사실이 있다면 사과하고 총대들의 이해와 관용을 구함이 지도자의 자세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단지 실수를 스스로의 책임으로 여기고 이해와 관용을 구함이 마땅하고 이에 대해 우리 총회는 법적 준거 안에서 총회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양해하고 협력해야 하리라 본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로서의 총회의 명예에 대한 책임감이다.

셋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 제도를 혁신하고 교계의 그릇된 풍토와 문화를 바로잡는 큰 결단이 이번 총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문제들은 그간 우리 교회 안에 스며든 지나친 정치 과잉과 엘리트주의, 그리고 성장 지상주의가 빚어낸 부산물들이다. 이런 풍토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몇 가지 거짓말로 총리후보직을 사퇴해야 하는 세속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의 윤리적 무책임이다.

이제부터라도 화려함 대신 검소함을, 과시함 대신 겸양함을, 다툼과 경쟁대신 조화와 협력을 확산되게 하는 정신적ㆍ제도적 혁신을 이룩해야 한다. 금번 총회가 이를 위한 과감한 출발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총대들의 영적 결단이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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