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기도원 활동 주의

비정상적인 기도원 활동 주의

[ 사설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08월 20일(금) 11:54

한국의 기독교인들의 심성에 대해 혹자는, 머리로는 기독교인으로 살고 있지만, 가슴으로는 유교적 잣대를 들이대며 살고 있고, 급한 일이 생기면 무속신앙의 신봉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비상식적인 기도원들을 맴도는 신앙인들의 모습이 우리는 아닌지 염려된다.  소규모 기도원들의 비정상적인 활동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도시 밖에 위치하면서 영적 쉼을 제공하던 전통적인 기도원과는 다른 정체불명의 기도원들이 우리 주변의 상가와 주택에까지 둥지를 틀고 건전한 신앙생활을 방해하고 있다.

기도원을 찾는 사람들은 교회중심의 신앙생활보다는, 가정을 등한시 하면서까지 기도원 원장의 집회가 열리는 도시들로 매주 몰려다니기도 한다. 이들 기도원에서는,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보다는 비상식적인 종교적 열광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감사보다는 불안과 위기감을 조장하는 계시와 예언이 난무하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보다는 돈을 받고 구타와 눈을 찌르는 안수 등의 비정상적인 의료행위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더욱 우려할만한 일은 지푸라기라도 붙잡기를 원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원을 찾는 사람들의 아픔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사이비 기도원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삶의 절박함으로 인해 찾아가는 영적인 피난처가 무법천지의 범죄소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2008년 8월 피해자의 동의가 있더라도 지나친 고통을 주는 안수기도는 불법이며, "기도행위가 마치 의료행위인양 환자의 신체에 상해까지 입혔다면, 비록 안수기도의 명목과 방법으로 이뤄졌다 하더라도 사회상규상 용인되는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조직화된 이단사이비 단체들보다 오히려 드러나지 않는 소규모 사이비 기도원들의 폐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신천지 등 이단들과 힘겨운 씨름을 하고 있는 동안, 비정상적인 기도원 활동은 교회의 대사회적인 이미지를 계속 실추시키고 있다.

교회의 큰 건물은 세상을 향한 위엄의 표현이 아니라, 교회 안팎의 힘든 자들을 위한 편안한 쉼터가 되어야 한다.

생리적인 쉼은 잠과 여가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영적 쉼은 작은 자들을 위한 교회의 세심한 배려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편안한 쉼터로서의 교회 모습이 비상식적인 기도원운동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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