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

G20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

[ 사설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08월 17일(화) 19:12

경술국치일로 시작된 일제강점기와 광복절 등 영욕의 계절에 미국정부의 요구로, 현정권은 미국의 대 이란제재에 참가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에 몰려 있다. 이런 8월은 무자비한 폭염까지 우리의 정서를 혼미하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제 11월이 되면 전 세계 20여 개 국가의 정상과 국제기구의 수장들이 서울에 모여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G20 정상회의를 갖는다.

G20 정상회의는 세계경제 질서를 관리하고 규칙을 만드는 최상위 협의체이다. G20 정상회의 유치는 한국이 회의의 의장국으로서 국가역량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역할과 의무를 부과 받은 것이다. 과거 세 차례 정상회의가 '경제위기 탈출'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는 미래를 위한 방향이 제시되는 자리이다.

그러므로 G20이 진정한 최상위 포럼이 되기 위해서는 G20에 참가하지 못하는 국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비록 개도국과 저개발국들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경제력 비중은 작지만, 이들은 세계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임을 살펴서, 그동안 원조 수혜국이었던 한국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게 된 역지사지의 경험을 살려 우리는 G20에서 중간자적 입장에서 개발 이슈를 주도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기여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그야말로 짧은 시간에 먼 길을 달려왔다. 60년 전 전쟁의 폐허 속에서 그토록 가난했던 때에 국민 모두가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어려운 시기를 버티어 왔다. 이러한 한국이 더욱 위대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빈곤국에 열정과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한국인은 이를 위한 능력과 열정, 세계적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은 힘과 아이디어를 효과적인 국제적 활동, 이를테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번영 등 지구상의 모든 민족이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G20에 참가하는 주체들이 독립된 주권국가들의 자존심을 잃지 않는 정상회의가 되도록 지켜보면서, 약소국가들에 대한 폭력과 억압의 사령탑이 아닌 진정으로 세계평화와 경제정의 실현의 배려가 있는 회의가 되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번 G20 정상회의를 이렇듯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리더십과 위상이 한 단계 높이 도약되고, 국제경제 질서를 형성하는 데 있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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