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자살, 예방할 수 있다

여성의 자살, 예방할 수 있다

[ 교계 ] 한국 여성 3대 사망원인에 '자살' 포함, 교회가 앞장서 예방해야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7월 13일(화) 10:39

최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여성의 주요 사망원인 분석자료(2008년 기준)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자살이 18.7명으로 뇌혈관질환(58.3명), 허혈성 심장질환(23.6명)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폐암, 간암, 위암 등 각종 암을 단일사인으로 선정한 결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처럼 '자살'이 우리나라 여성의 3대 사망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이들에 대한 교회의 적극적인 돌봄이 요청되고 있다.

   
▲ 지난 7일 여성주간 기념행사장에 전시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제1회 양성평등캠페인 디자인 공모작.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09년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이 조사 대상 1백34개국 중 1백15위를 기록한 것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교회가 앞장서 구역, 성경공부반 등 소모임을 통해 여성의 억압된 감정을 분출하고 함께 짐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연세대 유영권교수는 "한국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감정이 억압된채 스트레스 해소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개인의 심리적 문제 보다 사회구조적 원인이 더 크다. 특히 부부관계에서나 사회진출에 있어서 욕구를 분출할 수 있는 공간이 빈약한 상태"라며 "여성의 교육수준은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사회에 나와서 실제로 결혼하고 육아문제에 부딪히다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자살은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유 교수는 "교회에서 구역, 성경공부반 등 소모임을 통해 감정을 분출하고 함께 짐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교회내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9월 둘째주일 '자살예방주간'에 설교와 교회학교 공과의 주제를 '생명'으로 통일할 것 △자살의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모의훈련'을 실시할 것 등을 제시했다.

한편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사전에 자살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생명의전화 자살예방센터 최경미주임은 "자살의 성공률은 남성이 더 높지만 자살을 시도하는 빈도수는 사실 여성이 더 높다"며 "자살 충동을 실행에 옮기기에 앞서 여성이 위험 사인을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보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찬의 경우 교회에서 소모임을 통해 정신적인 고충을 토로할 수 있기 때문에 1차적인 예방은 가능한 편이지만 문제가 장기화, 심화되면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이가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 소외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며 "그럴때 (생명의)전화선을 통해 얼굴도 모르는 상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문제를 직시하게 되고 객관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생명의전화(1588-9191)는 전화상담뿐 아니라 사전신청(02-763-9195)시 면접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자살예방협회 사이버센터(http://www.counselling.or.kr)를 통한 인터넷상담도 이용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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