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 Book ] 이타적인 삶 살다간 3인을 추억한 책들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6월 15일(화) 13:04
   
▲ 디트리히 본회퍼.
디트리히 본회퍼(1906∼1945), 아시아의 슈바이처 이종욱(1945∼2006), 바보의사 안수현(1972∼2006). 이들 3인에게는 공통점이 한가지 있다. 생전에 철저히 이타적인 삶을 살고, 숨을 거둔 이후에도 오늘 우리 곁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본회퍼목사의 탄생 1백주년 기념판인 '디트리히 본회퍼, 사진으로 보는 그의 삶(레나테 베트게ㆍ크리스티안 그레멜스엮음/가치창조CB)'이 한글로 번역돼 최근 출간됐다. 전기형식으로 쓰여진 책에는 3백40컷 이상의 사진과 함께 그의 삶과 사역, 가족과 친구,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히틀러 체제에 맞서다 죽음을 맞이한 그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 국경을 뛰어넘어 저항신학의 대명사가 됐다. 이는 끝까지 신앙의 양심을 지켜낸 결과로 오늘날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면 죽음이 기다리는 것을 알면서도 예루살렘으로 뚜벅뚜벅 전진했던 나사렛 예수처럼 연대기적 순서로 배치된 많은 관련 사진들은 본회퍼가 내린 신앙적 결단들을 더욱 장엄하고 숙연하게 만든다.(숭실대 김회권교수)" "한국사회 안에서 기독교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가를 고민한다면, 본회퍼에 대한 깊은 묵상이 그 해답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선교한국 상임위원장 한철호목사)"

   
▲ 이종욱총장.
또다른 2인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첫째, 한국사람이며 둘째, 의사였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최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종욱총장, 청년의사 안수현. 이종욱총장의 서거 4주기를 맞이해 최근 '세계의 보건 대통령 이종욱(박현숙 글ㆍ안은진 그림/샘터사)'이 출간됐다. 2007년 청년들을 위해 출간된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권준욱지음/가야북스)'에 이어 이번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다.

안양나환자촌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공대 졸업생이 어떻게 의사가 되고 WHO 사무총장의 자리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이 총장과 함께한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삶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는 책. 인세의 1%는 고 이종욱총장의 아내인 레이코여사가 봉사하는 페루의 봉사단체, 소시엔살루(SES: Socios En Salud)에 기부된다.

   
▲ 청년의사 안수현.
'환자의 모습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던 '참 의사'의 이야기, '그 청년 바보의사(안수현지음ㆍ이기섭엮음/아름다운사람들)'는 지난해 7월 출간된 이후 꾸준히 베스트셀러 상위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의 삶에 감명받은 사람들 사이의 입소문이 홍보효과로 작용한 것. 이종욱총장은 2006년 5월 22일 WHO 정기 총회 준비 도중에 쓰러져 다시 눈을 뜨지 못했고 안수현씨는 2003년 군의관으로 입대해 불의의 사고로 숨을 거둬,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같은 해, 갑작스런 죽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났다.

청년의사가 생전에 활동했던 한국누가회의 김민철이사장은 "사람은 삶의 길이로 말하지 않습니다. 수현형제는 삶 자체로 감동을 남겼다"라는 말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만날 수도 볼 수도 없는 이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점에서 꼭 닮아있다. "이것이 끝이다. 하지만 내게는 생명의 시작이다"라는 본회퍼목사의 마지막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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