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독 단체들의 화합ㆍ협력의 '큰 잔치'

전 세계 기독 단체들의 화합ㆍ협력의 '큰 잔치'

[ 선교 ] 2010 에딘버러 선교대회 성료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0년 06월 08일(화) 16:14
   
▲ 4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6일 폐막한 2010 에딘버러 선교대회. 유색인으로는 최초로 영국 성공회 요크대주교에 선출된 존 세만투대주교가 폐회예배 설교를 맡았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장창일차장】'이 시대의 그리스도를 증언하라'(Witnessing to Christ Today). 지난 2일 개막 이후 4일 동안 9개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연일 각 대륙의 전통이 녹아든 예배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와 자매임을 확인했던 '2010 에딘버러 세계 선교대회'가 6일(주일) 오후 에딘버러대학교 뉴 칼리지 어셈블리홀에서 전 세계 5백여 명 이상의 선교 지도자들과 기독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폐회예배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개신교와 로마 가톨릭, 정교회가 한 자리에서 모여 명실공히 기독교 전체의 잔치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최근 어떤 대회보다도 돋보였으며, 선교에 있어서 화해를 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향후 세계선교에 있어서 기독교의 이름 아래 모인 모든 교단과 단체들이 건설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낳기도 했다.

영국 국영방송 BBC를 통해 생중계된 예배에서는 영국 성공회 존 센타무(John Sentamu) 요크대주교의 설교 외에도 버밍엄 셀리옥대학의 인도 학생들로 구성된 무용단과 아프리카인들의 합창도 눈길을 끌었다. 이오나 공동체도 예배 전반에 걸쳐 개회예배와 매일 아침예배 때 불렀던 찬양을 인도하며 참가자들 간에 화합을 도모했으며, 아프리카 합창단은 아프리카 특유의 멜로디를 통해 벅찬 감격을 선사하기도 했다.

예배 중 1910년 대회를 회상하는 시간에는 좌옹 윤치호선생의 증손녀인 윤경남권사(번역문학가, 수필가)가 무대에 올라 1백년 전 대회에 참석해 선교지 교회의 자립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던 좌옹을 회상했다. 짙은 자주색의 한복을 입고 입장한 윤경남권사는 "백년 전 좌옹께서 이곳 어셈블리홀에서 영어로 연설했고 이후 한국교회는 어마어마한 성장을 했다. 그때는 우리가 아주 작은 교회였는데 이제는 주는 교회로 성장한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사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백년 전 참석했던 인사의 후손으로는 유일하게 이 자리에 오게된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에딘버러대학에 좌옹이 평생 기록한 일기의 사본도 전달할 예정이다"면서,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유색인으로는 최초로 요크대주교에 선임된 센타무대주교가 설교를 전해 같은 날 오전 세인트 자일스교회에서 드려진 백주년기념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영락교회 이철신목사와 함께 남반구교회의 변화된 위상을 실감케 했다. 센타무대주교는 설교에서 "이 자리에 모인 선교 지도자들은 우리의 선조들이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주의, 세계적인 부패문제와 빈곤에 대항해 투쟁했던 것처럼 자유를 외치는 예언자적인 자세로 우리의 교회들을 도와야만 한다"며, 일종의 선교적 책임감을 피력했다.

특히 센타무대주교는 "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등의 일을 하지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 주라."는 생텍쥐베리의 글을 인용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거대한 바다를 앙망하며 선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가르치는 것이 선교 지도자들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폐회예배에 앞서 지난 5일 오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0 에딘버러 세계 선교대회 참석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전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태동이라고 볼수 있는 1910년 선교사대회의 백주년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안부를 전한다"면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기억하고 성령의 보살핌 아래 더불어 그의 길을 따르자"고 권면했다.

이번 대회는 개신교와 가톨릭, 진보와 보수적 성향의 기독교 단체들이 선교에 있어서만은 화해와 협력을 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결실을 거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 1백년 간 기독교의 중심축이 남반구로 옮겨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백인들 중심의 선교대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은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실제로 이번 대회의 9개 연구과제 중 남반구교회들의 성장요인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전무해 2010년 대회가 선교현장의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졌던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진정한 화해는 우리 내부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면서, "WCC를 중심으로 한 선교계가 다양한 관심과 배려를 통해 새로운 세기의 선교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밝혀 대회 이후에 보다 세밀한 선교정책과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들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jangci@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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