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택하신 바 사도의 직무를 대신할 자를 보이소서"

"주의 택하신 바 사도의 직무를 대신할 자를 보이소서"

[ 기고 ] 기도하면서 하는 투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05월 26일(수) 15:56

어릴 때 자란 시골마을에서 어른들이 이장 선거하는 것을 보았다. 대개 성(姓)씨 별로 표를 몰아주는 선거였으나 차츰 일 잘할 사람을 택했다.

당시 부산에서 직장 다니다가 폐병이 들어 귀향해서 요양 중 우리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남자 집사가 뽑혔다. 외로운 집이었으나 그후 면 의원까지 했다. 초등학생들도 반장을 세우고 친목회나 계모임에도 지도자가 있게 마련이다.

2010년 6월 2일에는 여덟 번의 표를 찍는 선거가 진행된다. 국민은 크게 3종류의 선거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지도자 선출이다.

국회의원이 법을 만들고 대통령과 그 산하 정부와 공직자는 법규 안에서 일을 한다. 지방정부도 분권된 일을 한다. 공직을 맡거나 지도자를 뽑는 것도 국민의 권리이다. 우리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한다.

지나온 선거운동을 보면 광복 후 문맹자가 많았을 때는 '작대기' 몇 개라고 알리고 초창기 국회의원, 면장 선거 때는 큰 솥에 국밥을 끓이고 막걸리로 유권자를 대접하며 고무신을 사 주는 선거였다.

대선 때는 수많은 사람을 대형버스로 동원하여 수십만 명을 운집케 하며 세를 과시했다. 억지로 몰려간다는 생각에 애처러움과 엄청난 경비가 든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제는 전파매체 인터넷으로 문자로 '트위터'라는 최신의 방법으로 손쉽게 소통하지만 공론화는 미흡한 것 같다. 선거는 입후보자와 지지하는 국민 그리고 선거관리제도가 필요하다.

6.2 지방선거에서는 3천9백91명을 선출하는데 1만 20명이 나섰단다.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보내고 싶다. 누군가가 앞서서 우리 대신 수고할 분들이다.

국가 안위(安危)가 동족의 총칼 앞에 놓여있는 우리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먼저다. 이념 무장자들이 줄어들고 생명을 사랑하고 자유와 평화 번영을 이룰 정당과 인물 중에서 더 나은 쪽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가 속히 되기를 바란다.

국민의 수준만큼 정치가 발전 한다. 인기영합으로 사익을 탐할 사람을 가려야 하며 내 집이나 사업장의 중책을 맡길 일꾼을 찾듯이 잘 살펴서 뽑아야 한다.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어디든 사람이 모인 곳을 찾는다.

일을 돕는 이들도 정보를 제공하기 마련이다. 모 교단 총회장을 지낸 목사님이 일생 가장 큰 실수가 총회장에 출마해 당선되기까지 본의 아니게 덕을 세우지 못한 일이었다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사차 교회를 찾으면서 빈손으로 오기 민망하다고 내미는 봉투의 금액이 교회에 얼마나 보탬이 될 것인가?

교회의 적극적인 갱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낸다'는 말이나 '충동구매' 같은 경제용어가 우리 '정치 인재시장'에서 멀리 갔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몰려간다고 우리 판단이 흐려지지 않아야겠다.

축제를 연구하는 사람의 말이 5월은 원래 축제계절인데 선거를 이용하려는 단체장들의 '선심'으로 봇물처럼 잔치가 벌어진다고 한다. 법을 고쳐서라도 지방선거 날을 다른 달로 개정함이 바람직할 것 같다.

초대교회가 맛디아를 세우면서 "뭇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여… 누가 주의 택하신바 되어 사도의 직무를 대신할 자인지를 보이시옵소서"라는 기도가 필요하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