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미래를 대비할 터전

농촌은 미래를 대비할 터전

[ 사설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05월 26일(수) 15:51

모내기철이 돌아왔다. 죽은 듯 하던 논이 모와 함께 파랗게 다시 살아나는 광경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그런데 논에서 사람 소리가 안 들린다. 기계소리만 요란하다. 논을 갈고 써레질하는 트랙터 소리, 모 심는 이앙기 소리, 음식 배달 온 오토바이 소리 등등. 소 부리는 농부의 목소리, 품앗이 하며 모심는 소리, 새참 먹으며 즐겁게 떠들던 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는다.

생명현장에서 생명의 소리는 끊어지고 기계소리만 요란하니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쌀이 남아돈다. 쌀값도 내려가고 있다. 그래도 농민들은 어김없이 모를 심는다. 조상 대대로 벼 심어온 논에 뭘 심는단 말인가! 정부에서는 쌀농사 짓지 말라고 한다. 단군 이래 벼 심지 말기를 권장하고 보상해주는 정부는 처음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얼빠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생활에 없어서는 아니 될 가장 중요한 것이 식량과 에너지인데 식량은 자급율이 26%이고 기름은 1백% 수입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산업과 생활구조가 갑자기 붕괴될 수도 있다. 앞으로 20년 어간에 전 지구적인 기후대재앙이 예고되어 있고 그에 따른 식량파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 오늘 우리는 너무도 태평스럽게 흥청망청 살고 있다.

노아를 부르셔서 홍수심판을 대비시킨 하나님은 오늘도 사람을 찾고 계신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섬기지 않고, 인간끼리 죽이며, 땅과 자연을 파괴할 때 하나님은 거대한 심판의 채찍을 드신다.

노아시대가 그랬다. 오늘은 어떠한가? 맘몬을 하나님 자리에 올려놓고 숭배하며 인간끼리 경쟁하고 죽이며 경제논리로 자연파괴를 대규모로 하고 있는 모습을 하나님은 어떤 마음으로 보고 계실까?

이미 경고는 내려졌다. 누가 그 음성을 듣는가이다. 도시화 산업화 사회에서 새로운 삶의 출발은 땅과의 관계회복으로부터 시작된다. 농업과 농촌은 새로운 삶의 양식을 추구하고 미래를 대비할 터전이다.

이 시대 노아의 삶은 농촌으로 돌아가 농업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방주를 만드는 것이다. 힘든 일이요 비난과 반대에 부딪칠 일이다. 노아시대에도 그랬다. 하나님은 맘몬에게 사로잡히지 않은 의인을 지금 찾고 계신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자는 좌우를 보지 말고 속히 농촌으로 돌아가야 한다. 산 속에서 배를 만든 노아의 바보같은 결단이 세상을 구원했듯이 농촌으로 돌아와 시대를 구원할 그루터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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