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인종 화합 이루낼까?

남아공월드컵, 인종 화합 이루낼까?

[ 선교 ] 한인 교회들 월드컵 통한 지역 활성화 기대, 안전도 큰 문제 없어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5월 24일(월) 14:06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럭비월드컵을 통해 이뤘던 인종 화합 노력을 다룬 영화 '인빅터스...'의 한 장면.

남아공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도 인종 차별이 남아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축구는 흑인들의 스포츠다. 그러나 월드컵을 앞두고 온 국민들의 관심이 축구에 집중되면서 지난 1995년 백인들의 스포츠인 럭비가 럭비월드컵 우승을 통해 이뤄낸 '흑과 백의 화합'을 다시 한번 기대하게 된다.
 
남아공의 한인 교회들도 월드컵이 잘 치뤄지기를 소망하며 기도를 모으고 있다. 총회 파송 전준수선교사(프레토리아 한인교회)는 "모든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남아공의 경제가 활력을 얻고 많은 유학생과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대를 요청했다.
 
특히 최근 일부 국내 언론에서 남아공의 폭력사태를 여러차례 보도된 것에 대해 전 선교사는 "충돌이 있기도 했지만 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대부분 안전한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에서 13년째 사역하고 있는 그는 "최근 한인회를 중심으로 한국 선수단을 비롯해 각국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이 한인 전체의 화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행정수도인 프레토리아의 한인 중 기독교인의 비율은 절반이 조금 넘는다. 해외 한인교회의 경우 신앙적인 안식처 외에도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는 만큼 이번 월드컵에서도 한인교회들이 적지 않은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의 선교 여건은 좋은 편에 속한다. 일단 영어권이며 종교에 대해서도 우호적이다. 기독교 인구가 70~80%를 차지한다고는 하지만 기독교와는 다른 '아프리카 토착교회'를 포함한 통계라 실제 우리가 생각하는 기독교 인구는 30% 미만일 것으로 추산된다.
 
인종 간의 거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인구의 11%를 차지하는 백인이 막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지역마다 백인과 흑인이 사는 구역이 나눠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남아공에는 본교단 선교사들도 8 가정이나 사역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 전해지는 남아공 소식을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는 이들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법)는 철폐됐지만 아직도 일부 목회자들마저 피부색에 대한 큰 반감을 가지고 있다"며, 수백년 동안 주종관계를 이룬 인종 언어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일이 쉽지 않음을 밝혔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임을 전하는 목회자들마저 자신과 다른 인종을 용서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은 이들의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하게 한다.
 
지난 3월 개봉한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on Eastwood) 감독의 영화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는 1995년 남아공 럭비월드컵의 기적이 백인 선수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은 한 흑인 지도자의 노력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인빅터스(Invictus)'는 '정복되지 않는'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남아공의 전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27년 간 감옥에서 자신을 이겨내도록 한 시(詩)의 제목으로 소개된다. 영국 시인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1849~1903)가 지은 이 시는 극한의 상황에 처해서도 분노, 형벌, 공포 등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자아를 노래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유치에도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고 한다.
 
영화에서 그는 백인들로 구성된 남아공 럭비팀 '스프링복스'의 주장에게 말한다. "우리는 국가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각자의 생각을 뛰어넘어야만 하네" 자신을 감옥에 보낸 사람들을 용서한 만델라처럼 '스스로가 변해야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주장은 그때부터 다순한 럭비팀 이상의 팀을 꿈꾸기 시작한다.
 
남아공에는 여전히 인종차별이 남아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 희망적이다. 그리스와 치르게 되는 한국팀의 첫 경기는 오는 6월 12일 저녁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