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피로감'

'영적 피로감'

[ 기자수첩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5월 11일(화) 16:13
"한국교회 전반에 '영적 피로감'이 깔려 있다."

지난 7일 실천신대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기독교 교육을 주제로 열리는 신학심포지엄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웬 '피로감'?

요즘 시대는 '소통'과 '주체성'으로 대변된다. 즉, 주체적으로 소통하기 원하는 시대다. 그래서 교육은 물론 예능에서 조차도 일방적인 주입식을 거부한다. 온가족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유선 전화 보다 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핸드폰을 선호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남녀노소를 불문한 현상이다. 최근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미니홈피 등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약진은 소통에 대한 현대인의 욕구가 얼마나 높은지를 엿볼 수 있게끔 한다.

'피로감'의 원인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미 주체적인 문화에 익숙해진 회중의 욕구를 읽지 못할 때 '피로감'이 교회마다 불청객으로 찾아올 수 있다는 것. 어린이들을 교육의 대상으로만 객관화시키면서 교회학교의 위기가 찾아왔듯이 교인들을 목회의 대상으로만 여길 때 비단 어린이 뿐만 아니라 교회의 전 회중이 서서히 교회를 떠날 수도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제는 내 것이 아니면 재미가 없다. 물론 교회는 순종하고 내 주장을 내려놓을 때 유익이 더해지는 공동체이지만 회중과 소통하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회중의 욕구를 적절히 읽어낼 때 이들은 다른 사람의 신앙이 아닌 '내 신앙'을 분명히 갖게 될 것이고 삶의 현장으로부터 교회의 회복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신앙은 형성되는 것이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라는 존 웨스터호프(John H. Westerhoff)의 조언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볼만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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