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한경직목사 10주기에

고 한경직목사 10주기에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4월 07일(수) 17:19
 
20세기가 마무리되고 새 밀레니엄을 준비하던 2000년 4월 19일 한국교회는 슬픔에 잠겼다. 이시대의 사표(師表)라고 할 수 있는 한경직목사가 별세한 것이다. 고 한경직목사는 한국교회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며, 한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목회자요, 신학자이다. 또한 한 목사는 우리나라 근대화를 함께 해온 국가의 지도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한 목사 별세 10주기를 맞이해 그를 떠올리는 것은 이시대에 진정한 사표가 없다는 지적때문이 아닐까. 한국교회는 한 목사 별세 이후 일명 '포스트 한경직'을 꼽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몇몇 교계 인사들을 거론하기도 했으며, 자의와 타의로 이자리에 오르기를 희망했다. 결론은 아직까지 한 목사를 능가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에 와서 또 다시 한 목사를 되새기는 이유는 한국교회의 현주소 때문이다. 분열이라는 얼룩으로 인해 사회적으로부터 배척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에 따라 붙는 꼬리로 황금만능, 대교회주의, 개교회주의, 자본주의 경제논리 등 부정적인 내용이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교회가 가져야할 대사회적인 역할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개교회 살찌우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한 목회자들에 대한 문제도 다각도로 지적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목사가 남긴 말씀중 지금도 목회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내용이 있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중진 목회자들을 향해 한 목사는 "목사님들 예수 잘 믿으세요"라고 말했다. 목회자들은 영적인 지도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예수를 잘 믿으라는 말을 듣는다는 것은 수치스런운 일임에 분명하다. 한 목사의 눈에 보인 오늘의 목회자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물론 90%의 목회자가 자신의 목회 현장에서 묵묵히 목회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다. 이들의 목회는 교인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존경을 받는 지역사회 지도자로서 자리 잡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10%의 목회자가 문제이다. 이보다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90대 10이 10대 90으로 바뀔 수 있다.
 
전래되는 설교 예화 중에 '양을 잡아먹는 목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목자는 양을 돌봐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런데 이 목자가 양을 잡아 먹는다면 정상이 아니다. 목회자 스스로가 영광을 받기 위해 양들을 희생시킨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한 목사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의 삶 때문이다. 한 목사를 소개할 때 첫 번째로 꼽는 것이 '청빈'이다. '포스트 한경직'을 꿈꾸기 전에 그의 삶을 우선 따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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