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부활절을 기다린다"

"지구촌, 부활절을 기다린다"

[ 선교 ] 본교단 선교사들이 전하는 올해 고난주간과 부활절 소식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3월 30일(화) 17:47
고난주간, 몇몇 선교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청난 요금, 떨어지는 감도, 시차 때문에 긴 통화는 어려웠지만 분명히 안 것은 '지구촌도 몹시 부활절을 기다렸다'는 것.
 
지난 1월 진도 7.0의 강진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은 아이티에서는 부활절을 영적 회복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사망자 21만7천 명, 이재민 1백50만 명, 부상자 87만 명이라는 상상하기 힘든 상처, 아직도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무너진 건물 잔해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종교는 가톨릭 50%, 개신교 15%로 비교적 기독교 성향이 강하지만, 지진 이후 일어났던 영적 각성의 분위기가 사그라지면서 다시 현지인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부두교(Voodoo)가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에 인접해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김종성선교사(도미니카복음교단 총회 신학교 부총장)는 "도미니카 교회들은 고난주간을 앞두고 교회별로 영적 회복을 위한 집회를 가졌으며, 아이티 교회들도 무너진 대통령궁 부근에 모여 기도회를 여는 등 아이티 민족이 하루빨리 영적, 정신적 상처를 회복하고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염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아이티는 여름으로 낮 기온은 32도에 달하고 있다.
 
   
▲ 부활절을 맞아 거리 행진을 하고 있는 로마 시민들.  /로마장로교회 제공

많은 기독교인이 박해를 당했던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지난 종려주일에 인구의 90%에 달하는 가톨릭 신자들을 중심으로 '샬롬'을 외치며 올리브가지를 흔들고 교환하는 상징적인 의식이 진행됐다. 총회 파송 한인성선교사가 시무하는 로마장로교회는 특별새벽집회를 가졌으며, 지난 3월 31일에는 로마시의 두 한인교회와 함께 연합 고난주간 예배를 드리고 성만찬에 참례했다. 특히 오는 29일 로마 한인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가톨릭과 개신교의 연합 찬양제를 준비하고 있는 로마장로교회는 올해 부활절을 화합과 교류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인성목사는 "신앙심이 깊은 이탈리아의 기독교인들은 어느 지역을 방문하든 그 지역 교회를 찾아 잠시 기도하는 전통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며, "로마의 한인들도 이번 부활절을 계기로 항상 서로를 축복하고 하나됨을 염원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생활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마 교회들은 고난주간을 앞두고 기독교 유적지인 카타콤배(박해를 피해 숨어지내던 지하교회와 무덤)를 방문해 성찬식을 갖거나 거리에서 골고다 언덕을 향하는 예수님을 재현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부활절을 준비해 왔다.
 
최근 한국과 교류가 확대되며 복음이 활발히 전파되고 있는 몽골도 영하 40도에 달하는 한겨울을 지나고 새봄을 맞이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평균 기온은 영하 7도. 추위는 여전하지만 고난주간을 맞은 몽골연합신학교(이사장:양재철) 학생들은 7~8명씩 5개 팀을 구성해 지방 교회 봉사에 나섰다. 매년 2학년 학생들이 사순절 기간에 갖는 지역 봉사 프로그램은 예수님의 고난 동참과 지역 교회 활성화를 위해 시작됐으며, 여행 경비도 고난주간 전에 학생들이 직접 일을하며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르노르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김봉춘선교사는 "한인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몽골 교회들은 올해 부활절에도 울란바토르선교교회(조유상목사)에 모여 찬양제를 개최하며 매년 30여 교회가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사카교회 브라스밴드의 공연모습. /오사카교회 제공

비교적 소형 교회들이 많은 일본에서는 달걀 전달 등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행사와 함께 비기독교인들에게 부활절을 알리는 프로그램이 주로 진행된다. 올해 창립 89주년을 맞은 오사카교회(정연원목사)는 특별히 지역 노숙인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성탄절에 비해 부활절과는 거리가 있는 일본인들에게 부활의 기쁨을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 정연원목사의 설명. 또한 올해 부활절에는 창립 25주년이 된 오사카교회 브라스밴드의 공연도 계획돼 있다. 정 목사는 "오사카교회는 비교적 큰 규모의 안정된 교회이지만 많은 일본 교회들이 교인수 감소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며, "올해 부활절을 통해 교회와 사회에 다시 한번 희망의 메시지가 선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마도 부활절은 가장 기다리는 국가 중 하나가 남태평양 서부에 위치한 피지일듯 하다. 피지는 성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가 부활절 공휴일(Easter Holiday)로 정해져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교회나 선교단체들은 이 기간 수련회를 갖고 회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남태평양선교사훈련원을 운영하며 졸업생들을 통해 3개 교회를 설립한 박영주선교사는 "대부분의 피지 교회들이 부활절에 '반'이라고 불리는 두꺼운 빵에 십자가 모양을 그리고 이 빵으로 성찬식을 갖는다"고 전했다. 거리 행사는 없지만 고온다습한 국가인 만큼 부활절 예배에서도 열정적인 찬양이 특색이며, 감리교, 힌두교, 회교 등이 공존하는 다문화 공동체 답게 다양한 교류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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