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이 남긴 최고의 유산, '기도'

칼빈이 남긴 최고의 유산, '기도'

[ 칼빈탄생5백주년 특집 ] (30) 칼빈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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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02일(수) 17:17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과 한국교회의 괄목할만한 부흥성장은 '말씀운동'과 함께 '기도운동'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한국교회, 특히 한국장로교회가 기도를 중요하게 여긴 것은 성경의 교훈으로부터 직접 배운 신앙인 동시에 기도를 그토록 강조했던 칼빈으로부터 물려받은 중요한 신앙유산이기도 하다. 칼빈은 '하나님의 사람', '말씀의 사람', '믿음의 사람', '성령의 사람', '교회의 사람'이면서 동시에 탁월한 '기도의 사람'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침상에서 "내가 잠잠하고 입을 열지 아니하옴은 주께서 이를 행하신 연고니이다"(시39:9)라는 시편 말씀을 묵상하면서 기도하다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것으로 추측될 정도로 일평생 기도의 사람으로 살았고, 기도는 그의 신앙과 신학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칼빈의 경우, 기도는 "믿음의 최상의 실천이며,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매일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다."('기독교강요'(1559), Ⅲ xx 1) 기도는 성령을 통한 믿음의 행위로서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 감추어진 모든 보화 중에 우리에게 필요한 대로 무상으로 선물로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칼빈은 기도를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친밀한 '대화' 또는 '교통'으로 표현한다.
 
칼빈의 경우, 기도의 필요성은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과 동시에 응답의 약속이 담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근거하고 있으며, 그 필요성과 중요성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지금도 이단 종파나 심지어 어떤 교회에서도 기도의 필요성을 아예 부정하거나, 기도의 필요성을 인정할지라도 기도의 필요성을 별로 강조하지 않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6세기 칼빈 당시에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우리가 기도하지 않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점에서 곤란을 당하고, 무엇이 우리에게 유익한지를 아시지 않느냐고 말할 것이다." 칼빈은 기도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 같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무슨 목적으로 사람들에게 기도하라고 가르치시는지를 모른다. 하나님께서 기도를 명하시는 것은 그 분 자신 때문이 아니고, 우리 때문이다."
 
우리가 기도하는 첫째 이유는 하나님을 항상 찾으며 사랑하며 섬기겠다는 소원과 열의가 우리 마음속에 불일듯하기 위함이며, 둘째 이유는 하나님께 알려드리지 못할 부끄러운 욕망이나 소원이 우리 마음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셋째 이유는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 은혜를 주실 때에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넷째 이유는 우리가 구하던 것을 얻고,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해주셨다는 확신으로 그의 인자하심을 더욱 열심히 묵상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다섯 째 이유는 기도로 얻었다고 인정하는 것들을 더욱 큰 기쁨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함이며, 여섯째 이유는 우리가 곤란한 때에 하나님께 기도할 길을 친히 열어 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다.
 
칼빈의 경우, 우리는 ①하나님에 대한 경외감과 정신의 집중력을 가지고 기도해야 하며 ②우리의 부족함을 느끼며, 회개하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며 ③겸손하게 기도해야하며 ④확신과 소망을 가지고 기도해야하며 ⑤예수 그리스도 중심으로 기도해야 한다.
 
16세기 로마가톨릭교회는 예수님의 이름뿐만 아니라, 마리아나 성자들의 공로를 의지하여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잘못된 기도를 간파한 칼빈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이시며,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만 기도할 것을 아주 강조했다. "우리가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허락을 받는 유일한 통로는 그리스도이시므로(요14:6), 이 길에서 벗어나며, 이 통로를 버리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는 다른 길이 없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지 않는 그들을 위해서 하나님의 보좌에 남아 있는 것은 진노와 심판과 공포뿐이다." 비록 우리의 기도가 항상 온전하지 못할지라도, 우리의 기도가 응답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의 기도가 예수님의 보혈을 통해서 성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도는, 이 새로운 길을 그리스도의 피로 성별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히10:20)."
 
기도는 항상 하나님에 대한 찬양과 감사와, 우리의 탄원과 간구가 병행된다.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시50:15)라고 하였다." 기도에는 개인기도와 공중기도가 있다. "끊임없는 기도는 특히 개인의 사적 기도에 관한 것이지만, 교회의 공중기도에도 어느 정도 연관된다." 개인기도와 마찬 가지로 공중기도에도 가식적 기도를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서 들리는 기도는 진실해야 하며, 마음 속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야 하기 때문이다."
 
칼빈에 의하면, 우리는 기도 시 특별한 경우를(방언 등) 제외하면, 일상용어를 사용하여 기도하고, 찬송은 기도의 일종이기 때문에 기도와 함께 찬송도 부른다. 주기도문은 가장 모범적인 기도이다. 시간을 꼭 기계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의 약함으로 인해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기도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시간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연약함에 대한 일종의 훈련이며, 따라서 이 연약함은 훈련을 받아야 하고 계속 자극을 받아야 한다." "모든 일이 우리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하나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버리시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의 백성의 기대와 인내에 실망을 안겨주시지 않는다."
 
세계교회사에서 영적 부흥운동은 성령의 주도적인 역사인 동시에 말씀운동과 기도운동이 성령의 도구로 사용되어 일어난 운동이었다. 바로 이점에서 기도와 기도 운동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칼빈은 '기도의 사람'이었다. 그의 신학과 경건의 핵심에는 그의 기도가 대들보와 기둥으로 굳게 자리 잡고 있다.
 
칼빈의 기도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도는 성령의 은사인 신앙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지며,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오는 것이다. 기도는 성령과 신앙과 말씀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있다. 둘째, 기도에서 기도자와 하나님의 관계가 중요하다. 기도자는 두렵고도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과 사랑과 용서를 의지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 생명력 있는 기도 속에서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지식의 밀접한 상관성이 존재한다. 셋째, 기도의 필요성은 하나님의 명령과 약속으로 구성된다. 넷째, 기도내용은 우리의 간구 및 찬양과 감사로 이루어진다. 다섯째, 기도의 중보자는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뿐이다.
 
칼빈은 16세기 로마가톨릭교회에 반대하여 이 점을 매우 강조했다. 칼빈은 성도들 간의 중보적 기도는 성경적인 것으로 인정하였으나, 로마가톨릭교회가 지금도 인정하고 있는 '사자들을 위한 기도'나 살았거나 죽은 성자들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버금가는 제2의 중보자로 받아들이는 것을 전적으로 거부했다. 여섯째, 기도에서 가장 전형적인 형식은 '주기도'이며, 성경에서나 다른 곳에서 기도의 예들이 발견될 수 있으나, 항상 '주기도'를 기준으로 삼고 다른 기도들이 이해되어야 한다. 일곱째, 기도의 다양한 실천에서 하나님과 성령의 절대적인 자유가 중요하다. 그러나 칼빈은 인간의 약점과 훈련을 목적으로 특정한 시간, 특정한 장소 등을 개인이나 공동체가 정하여 실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여덟째, 개인기도에는 성령과 믿음과 말씀을 통한 진실한 마음과 영혼의 기도가 중요하지만, 공중기도에는 개인기도와 동일한 정신 안에서 각 교회 공동체가 이해할 수 있는 대중언어가 사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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