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속 거닐며 예수님과 조우하다

대자연 속 거닐며 예수님과 조우하다

[ 아름다운세상 ] 국내 최대규모의 기독교 미술 전시관 C-ART뮤지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09년 07월 01일(수) 14:32

푸른 하늘의 낭만과 초록 나무들의 밝음, 콧등을 간질거리는 작은 바람결에 예수님을 보았다.

모든 아픔과 두려움을 참고 이겨낸 후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듯한 평온한 표정…. 그 곳에서 만났다.

무궁화호 기차에 몸을 싣고 중앙선을 1시간30분 달리다보면, 정감이 듬뿍어린 고향마을의 작은 역사 '양동역'에 도착한다.

   
양동 산자락에 위치한 C-ART 뮤지엄. 푸른 자연과 하나가 되어 마음에 쉼을 준다.
양평에서 30분은 더 지나야 그 모습을 공개하는 양동에는 도회지로 유학을 떠난 자식을 기다리는 고향 아버지처럼,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손님'을 맞는 한국 조각계의 독보적인 존재, 정관모장로(영암교회은퇴ㆍ성신여대 명예교수)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하나님이 주신 물질의 축복"으로 지어진 사립미술관 '씨-아트 뮤지엄(C-ART MUSEUM)'이 있다.

바로 이곳, 고개만 들면 하늘을 만날 수 있는 양동면 산자락에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수 얼굴 조각상 '예수상'이 있다.

전체높이 22.5m, 비바람에 녹이 슨 자연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특수강철로 제작된 예수상의 얼굴 높이만도 15m. 바라보는 것 자체만으로 위엄이 느껴져 '감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

초기 기독교 비밀 지하교회인 카타콤을 상징하는 (작품을 받치고 있는) 좌대 안으로 들어가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6곳이나 마련되어 있는데 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예수님의 품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포근함까지 느끼게 된다.

눈이 부실 정도로 맑은 날에는 평안함을 비가오는 쓸쓸한 날이면 눈물을 흘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예수상을 바라보노라면 지상의 천국에서 예수님과 대면하는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수상

'Contemporary(이 시대에)' 'Creativity (창조적이고)' 'Christianity (기독교적인 정신으로)' 'Chung(정관모가 설립)'의 뜻을 담고 지난 2005년 설립된 씨-아트 뮤지엄은 7만여 평의 부지에 8백여 평의 건물, 2천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 국내 최초, 최고 규모의 기독교 전시관이다.

테마별 조각정원들이 대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광활한 조각공원 안에는 실내전시관 기념관 교육관 자료관 편의관 행정관 등이 건립되어 현대회화와 조각 등을 감상할 수 있을뿐 아니라 강의교육 세미나 휴식 기도 자연학습 삼림욕까지 가능한 복합적 예술문화공간이다.

"음악 예배가 있듯 조형 예배도 있다. 이곳은 생활공간을 넘어 예배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정 장로의 말처럼 70여 점의 시와 명언이 새겨진 '시가 있는 동산'을 지나 정 장로의 후기 조각인 '심비(心碑)' '아멘' 등의 작품이 담긴 '십자가의 숲', '동물조각' '한국구상조각' '한국추상조각' '한국옹기문화' 가든을 감상하고 내려오는 길에 마련된 돌로 만들어진 강단과 등나무 의자가 자연과 하나된 교회가 된다.

사실 어느 한 곳을 '콕'하고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7만여 평의 산자락은 곳곳이 예배이고 교회였다.

씨-아트 뮤지엄은 지역간 미술문화 수준의 격차 해소와 현대미술의 대중화 운동을 위해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제주도 신천지미술관을 운영하기도 했던 정 장로가 지난 2002년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상을 수상하면서 "앞으로 내게 남은 시간동안 기독교 현대 락술 운동을 하겠다고 주님과 약속하며" 꿈을 키운 곳이다.

여전히 뮤지엄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고 개관 이후 꾸준한 '적자'운영이 되면서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일개 교수 출신으로 하나님이 주신 물질의 축복을 사용해 다음세대를 위해 일한다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정 장로.

   
청년시절 정 장로의 작품이 전시된 '정관모기념관'
대중들에게 난해하기만 한 현대미술의 저변확대와 지나치게 중앙집중적인 문화시스템에 문화적 소통을 잃어버린 사회 속에서 '크리스찬 미술인'으로서 문화의 오지에 파송된 '선교사'로서의 사명으로 이 일을 진행한다 했다.

개관 초기에만 해도 '양동주민'의 관심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우리 동네에 이런 미술관이 있다"며 자랑거리가 된 뮤지엄은 한번가고 두번가고 계속가게 되는 매력이 있다.

비단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종교를 초월해 대중들은 쉼과 평안을 전하는 이곳은 입소문을 통해 8도 강산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각종 매스컴을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혹여나 올 여름 지친 영혼에 쉼을 주고 싶다면 양동 여행을 계획해 봐도 좋을 듯 하다.

눈부시다 못해 따사로운 햇살은 마음의 상채기에 빨간약이 되어줄 것이고 가끔씩 불어오는 여름바람은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의 갈증을 해소하는 오아시스가 되어줄 것이다.

잠깐 더위를 피한 예수상 안 카타콤에서는 마음을 울리는 그분의 음성을 들을 줄 또 어떻게 알겠는가. 바로 이곳이 지상의 낙원,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생각이든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