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사상 최대 기독교 박해

印,사상 최대 기독교 박해

[ 교계 ] 오릿사주 힌두교 극단주의자들 자행,2백 여 교회 전소

이수진 기자 sjlee@kidokongbo.com
2008년 09월 23일(화) 00:00
   
 
오릿사에 거주하던 기독교인 6만여 명은 인근 지역에 난민촌을 형성하고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종교 갈등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박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세계교회의 기도와 관심이 요청되고 있다.

인도 오릿사(Orissa)에서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차별 폭력 사건은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지금까지(19일 현재) 1백명 이상 사망하고 2백여 개 이상의 교회가 방화로 전소되거나 예배를 드릴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됐다. 급진 힌두교도들은 추가 공격이나 목회자 살해계획을 발표하고 있어 피해가 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지난 8월 23일 오릿사주에서 활동하는 힌두교 정당의 지도자가 마오쩌둥을 추종하는 마오이스트들에 의해 살해당하자 힌두교도를 중심으로 '사건에 기독교인들이 연루되어 있다'는 루머가 나오면서 부터 촉발됐다.

인근 지역에서 사역 중인 A모 선교사는 지난 18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인 선교사들의 인명 피해는 없으나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급박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전(全)인도선교사회 임원을 맡고 있는 A선교사는 "원래 종교간에 갈등이 심했던 인도에서 급진적인 힌두교 정당들이 세력을 잡으면서 부터 공공연히 기독교인들에 대한 공격이 자행되어 왔고 그것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공권력도 종교갈등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며, 도저히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기도를 당부했다.

특히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카스트 제도의 최하층인 달릿(불가촉천민)인 것도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도 내 각 교파의 기독교 지도자 5천여 명이 최근 긴급 회동을 갖고 정부가 이번 사태의 중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지만 여전히 뾰족한 대책은 수립되지 않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선교사들의 현지 보고도 줄을 잇고 있다. 한 선교사는 기도편지를 통해 "힌두 급진주의단체인 BJP가 2백 명의 목사를 살해하겠다고 발표했고 심지어 인도 남부 타밀에서 3명의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문도 들려 오고 있다"면서, "이들이 기독교인들을 집으로 몰아 넣고 죽기 직전까지 구타한 뒤 불을 지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들리고 있다. 아비규환이다"라고 전했다.

이미 오릿사에 거주하는 기독교인 6만여 명이 피난길에 올라 인근 지역이나 정글로 들어가 난민촌이 형성되고 있으며, 난민들의 수는 점차 늘어 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힌두교도들이 정글까지 쫓아와 폭력을 일삼고 있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장창일 jangci@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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