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우간다 기아대책 총 책임자 이상훈선교사

[피플] 우간다 기아대책 총 책임자 이상훈선교사

[ 교계 ] 식수개발 에이즈 예방 등 사역, 아이들에게 염소 사주는 게 소망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3월 19일(수) 00:00

일평생 자신보다 가난한 자, 고통받는 자들을 위해 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법이다. 때문에 우리들은 테레사 수녀나 슈바이처 박사와 같은 인물을 위인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상훈선교사.
 
광활한 대지 위에 작열하는 태양, 아프리카 우간다. 그곳에도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젊음과 청춘 그리고 인생의 절반을, 굶주림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투자하며 사는 이가 있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아프리카 우간다 지부에서 총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이상훈선교사.

불혹의 나이에도 열정을 갖고 우간다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발로 뛰는 그는 "왜 하필이면 우간다였냐"는 지인들의 단골 질문에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께 끌려왔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그러면서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중략)…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요한복음 21장 18절 말씀을 든다. "지금도 이 말씀을 읽으면 가슴이 찌릿찌릿합니다. 아프리카에 오게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계획이셨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여행가, 나라와 나라 사이를 잇는 국가대표사절단 외교관을 꿈꾸던 사나이였다. 대학 졸업후 대기업에도 다녀봤다. 세상의 명예와 부를 누리고자 하면 충분히 누릴수도 있었다. 하지만 군 제대 후 방황하던 시절, 절망하는 인간을 아파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확신하게 된 뒤 한국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고자 마음먹었다. 그 무렵 우연히 신문을 들추다 기아대책기구의 기아봉사단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제 3세계에 나가는 자원봉사자를 찾는데 자격조건이 단지 '크리스찬'이었죠. 아마 4년제 대학 졸업에 토익 6백점 이상 뭐 이런 식의 자격요건을 원했다면 관심갖지도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기아봉사단으로서 1차 훈련을 받았을 때 대로우 밀러 목사(Darrow Miller, 국제기아대책기구 훈련담당 부총재)와 교제를 나눈 이 선교사는 크리스찬으로서 세계의 빈곤과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데 헌신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 그후 1994년 첫 사역지로 르완다 난민촌에 구호팀 선발대로 파견되며 본격적인 봉사의 삶을 펼친다.

아프리카에는 케냐 나이로비에 구호물자를 보급하기 위해 1995년 충신교회(박종순목사 시무)의 파송을 받아 왔다. "현지 스텝들은 현지어의 억양이 섞인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땐 방언의 은사와 맞먹는 순발력이 필요하죠. 주로 무전기로 소통하는데 물품의 수량을 잘못 이해해 엄청난 물량을 사들였다가 겨우 반품한 적도 있어요."

현재는 우간다지부 총책임자로 식수개발, 어린이 후원, 에이즈 관련 사업을 실시중이다. "스텝은 현지에서 뽑는다는 원칙이 있어요. 어린이 사업의 경우 스텝들이 지역 아동 및 학교 등과 접촉해 아이의 필요를 돌보는 겁니다. 가령 식량부족으로 끼니를 거르는 아동이 있다면 그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급식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등이죠. 저는 이러한 모든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우간다 현지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이상훈선교사.
 
내전이 끊이지 않는 우간다에서 이 선교사는 60명의 스텝들과 수천명의 어린이 및 에이즈 환자, 전쟁고아들을 돌보고 있다. 이들을 돌보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눈물을 훔친단다. 본보 '새 생명 새 빛 운동' 23번째 수혜자 베나도 이 선교사를 통해 수술받게 된 아동이다. 그렇게 14년의 세월이 흘렀다.

"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에게 염소를 한마리 씩 사주고 싶은데 기금이 모자라 못하고 있어요. 이곳 사업은 많은 분들의 후원과 기도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들에게 천국이 바로 이 땅위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이 선교사는 선교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의 조언을 덧붙였다. "내려놓으세요. 이미 내려놓았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이 작업을 멈추시면 안돼요. 자신이 초라해졌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하나님께서 소중히 들어 쓰실겁니다. 초심을 잊지 마세요."

항상 처음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하나님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모진 환경을 견디며 아프리카 주민들의 영적 '멘토'로 쓰임받고 있는 이상훈선교사의 비결이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