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이주노동자 자녀 "우리가 미래 선교사"

[특집] 이주노동자 자녀 "우리가 미래 선교사"

[ 교계 ] 이주노동자 자녀 위한 어린이집, 방과후학교 '증가' 추세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3월 04일(화) 00:00

'선교사 파송 1만명 시대'. 세계선교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교회가 오늘에 이르러 새롭게 관심을 갖고 있는 선교 정책 가운데 하나가 이주노동자 선교다. 타국에서 힘든 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작은 관심에도 마음 문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선교의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외국인근로자선교 단체들이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선교는 크게 두 가지에 맞춰져 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초점을 맞추는 방안과 이주노동자를 선교사로 훈련시켜 고국으로 파송하는 일 등이다.

이 가운데 이주노동자 자녀들에 대한 선교는 부모들보다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근로자선교단체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현재 대부분의 외국인근로자선교단체에서는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이나 방과후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관장:김준식)에서는 이주노동자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학교인 지구촌학교를 운영한다. 지구촌학교의 모토는 한국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이주노동자 자녀들에게 '더불어 함께 사는 법'을 일러주는 것.

8세~20세 미만의 이주노동자 자녀를 대상으로 학습지도 외에도 정체성, 환경, 성(性) 등 다양한 주제로 인성교육을 병행하고 특별히 한국문화체험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3월부터 8월까지,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년에 2학기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형편이 어려운 이주노동자 가정을 대상으로 장학금이나 의료비 및 생활비도 제공하고 있다.

안산이주민센터(대표:박천응)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과후학교를 진행한다. 월요일~목요일은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각 과목 지도 및 숙제를 돕고 금요일에는 다문화가정 및 이주노동자 자녀들의 부모를 강사로 초청해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다문화교육 시간을 갖는다. 청소년들에게는 관계 등의 갈등해소를 위해 심리치유프로그램도 마련하며 방학중에는 캠프를 개최한다.

맞벌이 이주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부부를 위한 영유아 보육시설인 '코시안의 집'도 운영중이다.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하는데 일반 어린이집에 준하는 모든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코시안의 집' 또한 부모의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다문화교육을 병행한다.

지구촌사랑나눔(대표:김해성) 산하 다문화어린이마을(원장:한광숙)에서는 다문화가정 및 이주노동자 자녀들을 위해 매주간 어린이집 및 방과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4세부터 초등학생까지 한글외에도 다양한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특히 다문화가정 및 이주노동자 자녀들의 어머니를 교사로 세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어린시절부터 기독교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매주 화요일 오전마다 정기적으로 예배를 갖고 각종 교육 기자재를 성경적인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다문화어린이마을 원장 한광숙선교사는 "다문화가정이나 이주노동자들의 자녀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국에서 태어나 많은 차별과 어려움 속에서 준비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며 소외된 그들을 교회가 섬기고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세계복음화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아이들에게 성경적인 내용을 교육시켰을 때 그 효과가 부모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중언어와 이중문화를 습득한 아이들을 잘 교육시킨다면 미래의 선교사로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은 이주노동자 자녀들에 대한 신앙교육이다.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복음과 함께 이주노동자 자녀의 복지 차원에도 관심을 쏟아야할 상황이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이주노동자 자녀들은 대부분 학교가 끝나면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특히 한국어에 익숙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학과 지도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외국인노동자의집 및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김해성목사는 "정부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이주노동자 자녀들을 위한 교육 정책을 마련해야겠지만 한국교회 또한 다문화교육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노동자 선교 전문가들은 교회가 이들의 교육을 위해 무엇을 개발하려고 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존 선교단체를 후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현재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는 재한몽골학교(교장:보르마)가 대표적이다. 몽골 이주노동자 자녀들을 위해 지난 2005년 2월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운영 중인 재한몽골학교는 '미래의 선교사를 키우자'는 것이 첫 번째 비전이다. 재한몽골학교에서는 한국의 교과목 및 몽골어, 몽골역사, 몽골수학 등 몽골인으로서 배워야 할 필수교육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매일 예배시간을 통해 성경과 찬송을 가르치고 있다. 기독교교육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이주노동자 자녀들이 귀국했을 때에는 선교의 씨앗이 뿌려진다는 섭리에서다.

또한 3세부터 7세까지의 다문화가정 및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해 매주 월요일~토요일 보육과 동시에 탁아방을 겸한 '나섬다문화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기독교교육과 더불어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몽골 아이들일 경우 8세부터 재한몽골학교에 입학해 모국어인 몽골어를 배우게 된다.

나섬공동체 대표 유해근목사는 "재한몽골학교에서는 국가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된 세계화 교육을 시키고 있다"면서 "이들이 훗날 몽골 민족의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재한몽골학교의 교육이 미래 몽골 선교의 모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들의 자녀와 가족을 돌보는 선교전략은 세계화 다문화 선교의 가장 확실한 발판인 동시에 한국교회의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주노동자 자녀에 대한 선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국민 선교사 역파송이다. 하지만 이주노동자 자녀들을 자칫 선교의 도구적 가치로만 볼 수 있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황홍렬교수(부산장신대 선교신학)는 "이주노동자 자녀들이 두 나라의 다리를 잇는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이들을 교회 선교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선교의 도구적 가치로 전락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이주노동자 부모에 의해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에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있는 아이들도 있다"면서 "이주노동자 자녀들 중 선교사로 파송할 이들을 제대로 선발하고 교육 및 훈련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주노동자ㆍ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 및 어린이집
ㆍ재한몽골학교(www.mongolschool.org) 02-3437-7078
ㆍ코시안의집(kosian.urm.or.kr) 031-492-8785
ㆍ다문화어린이마을 02-849-8118, 1144
ㆍ부산 아시아공동체학교(www.asiaschool.or.kr, 초등전문) 051-633-1381
ㆍ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www.smwc.or.kr) 02-2282-7974~5
ㆍ새날학교(www.saenalschool.com) 062-943-8935/ (인천ㆍ시화ㆍ청주ㆍ파주ㆍ충남연기ㆍ부천ㆍ부산ㆍ인천ㆍ화성발안 지역에 분교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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