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눈으로 읽는 "탕자의 비유"

한국인의 눈으로 읽는 "탕자의 비유"

이성희 목사,'귀환' 출판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1월 08일(월) 04:04
"우리는 서구 사람들의 눈으로 성경을 보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서구 선교사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졌고, 서구적 학문방법론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성경을 봐 왔기 때문이죠. 그러나 조금만 시각을 달리 해서 우리 한국인의 눈으로 성경을 본다면 훨씬 생동감 있고 명확한 뜻을 보여주는 성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앞선 시대 흐름과 미래의 목회적 가능성을 내다보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온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원로·증경총회장)가 한국인의 시각으로 탕자의 비유를 해석함으로서 '한국신학'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귀환(한국장로교출판사 펴냄)'을 출판했다.

이 목사는 "한국인들의 시각과 사고는 유대인들과 비슷한 지점이 많다. 성경 대부분이 히브리적 사유를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서구 사람들의 눈이 아닌 한국인의 눈으로 성경을 보면 원래 성경이 말하려고 하는 그 뜻을 훨씬 더 잘 알 수 있다"며 "그 대표적인 예시가 탕자의 비유"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탕자의 비유는 하나님의 모성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본문이라고 봤다. 이 목사는 "유대인의 사고 속 하나님은 엄격한 아버지인 동시에 친근한 어머니의 형상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다. 이 탕자의 비유는 하나님의 모성에 대해 잘 나타내고 있는데, 한국인의 전통 사유로 본다면 이를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국 전통에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아들이 자신에게 돌아갈 유산의 몫을 달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아버지에게 빨리 돌아가시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다르다. 집을 나가는 철없는 아들일지라도 아들의 몫을 챙겨 돈을 쥐어 보내는 것은 어머니의 몫이다. 또한 아들이 돌아왔을 때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하는 것도, 양을 잡아 잔치를 하는 것도 모두 어머니의 역할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이 목사는 "비유에 나타난 탕자의 아버지는 어머니의 모습"이라며 "이는 하나님의 모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법론을 통해 이 목사는 한국인의 전통 사유로 말씀을 바라보는 '한국신학'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목사는 "한국은 세계교회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세계교회가 인정하는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세계적인 신학자는 많이 배출하지 못했다"며 그 원인을 "한국 신학자가 서양의 학문 방법론으로 서양인과 경쟁해야 하는 한계"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 한 민족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문화를 통해 성경을 해석하는 '문화인류학적 해석학'이 주목받고 있다. 히브리 민족과 비슷한 사고를 공유하는 한국의 신학자가 한국의 학문 방법론과 사유로 신학을 연구한다면 세계 신학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신학이 세계 신학계에 공헌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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