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 논설위원칼럼 ]

김승민 목사
2023년 11월 13일(월) 15:19
곰팡이 균은 발효시키는 역할과 부패시키는 역할이 있다. 음식이 발효되면 맛과 향기가 좋은 음식이 된다. 우유가 치즈가 되고, 배추가 김치가 되는 것은 모두 발효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패한 음식은 먹을 수 없기에 당장 버려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성품과 행실이 성숙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맛을 내는 역할을 한다. 부패한 사람은 자기가 속한 공동체도 부패하게 만들고 결국은 망하게 한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차라리 없느니만도 못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는 세상을 부패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발효시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백성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상을 더 부패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 사람들보다 더 악하고 더 나쁜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 자신을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자칭 그리스도인이라고 하지만 부패한 사람들이 교회 안에 많아질 때 교회는 변질되어 세상의 비난을 받게 된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발효시키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듣기 좋은 말만 하여 인기를 얻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힘들어도 방해가 있어도 언제나 옳은 길을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바로 용기 있는 삶이다. 다른 사람이 실행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신앙생활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날마다 슬픔과 고통 속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행위로 하나님께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은 주님이 주신 기쁨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여기나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은 율법으로 구원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구원받은 사람이다.

올해는 제506주년 종교개혁이 해이다.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가 독일 뷔텐베르크 성당 정문 게시판에 '95개 조항의 개혁문'을 붙인 것이 종교개혁이 시작이 되었다. 그 이후로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주일'로 지키고 있다. 마틴 루터 이후 종교개혁자들이 가장 중요한 모토는 세 가지였다.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 '오직 은혜로(Sola Gratia),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그런데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여전히 자신의 의(義)를 드러내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가 기뻐할 수 있는 근거는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예수님의 행하심에 있는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주신 구원의 은혜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항상 기뻐할 수 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데살로니가 성도들에게 "항상 기뻐하라"(살전 5:16)고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으라"(마 9:17)고 했는데 2,000년 전 전통과 율법에 얽매인 바리새인들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500년 전 개혁의 대상이었던 가톨릭의 모습이 지금 우리 속에 여전히 남이 있지 않은가?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맞게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빌 1:27). 그리하여 세상을 향해 맛을 내는 교회와 성도가 돼라. 이것이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는 삶이다.

김승민 목사 / 원미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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