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머물러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머물러

[ 가정예배 ] 2024년 3월 30일 드리는 가정예배

이지원 목사
2024년 03월 30일(토) 00:10

이지원 목사

▶본문 : 누가복음 23장 44~49절

▶찬송 : 150장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하늘에서 아들의 고통을 끝까지 지켜보신 아버지 외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보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 그들 중 몇은 십자가 바로 아래, 다른 이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각자의 거리를 두고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아무것도 모른 채 십자가를 대신 졌던 구레네 시몬. 그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류의 죄를 끌어안고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신 주님의 희생을 보았을 것이다. 마지막에 구원받은 강도. 그는 아무에게도 '헤아림 받지 못한' 범죄자의 마지막 소원과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죄인의 생명을 끝까지 끌어안아주신 주님의 사랑을 보았을 것이다. 백부장과 로마 병정들, 그들은 진리를 밀어내고 죽이는 폭력적인 자신의 신념을 보았을 것이다. 아들의 죽음을 가장 슬퍼했을 어머니 마리아와 여인들. 그들은 죽음 앞에서도 자신들의 안위를 걱정해 주시는 주님의 깊은 사랑을 보았을 것이다. 구경하러 나왔다가 가슴을 치고 돌아간 이들. 그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지 못한 자신들의 무지와 자신들을 돌보고 필요를 채워주던 분에 대해 인간적인 도리를 저버린 자신들의 민낯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제자들. 삶 자체였던 주님의 죽음 앞에서 자신들의 절망과 죽음 그리고 그런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스승의 눈빛을 보았을 것이다.

나는 지금 십자가 어디쯤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우리는 때론 백부장일 수 있고, 구경하러 온 무리일 수도 있다.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일 수 있고, 구레네 시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양 옆에 달린 강도들 중 한 명일 수 있고, 3년을 함께한 제자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십자가 앞에 설 때, 나의 추한 민낯과 그럼에도 그런 나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을 본다. 나와 온 세상의 죄를 끌어안고 죽으시는 주님에 대한 연민을 느끼면서 동시에 주님을 밀어내고 싶어 하는 폭력적인 우리의 신념을 마주한다. 나와 예수님 안에 켜켜이 쌓여온 이야기와 그분이 십자가에서 끌어안고 계신 나의 인생 전부를 보게 된다.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서 있는 지금 내 모습이 어떠하든,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 머물며 바라보자. 십자가에서 연약하고 악한 내 존재 전부를 끌어안고 나를 바라보고 계신 예수님의 사랑을. 아들의 죽음을 참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해 주신 하나님의 눈물을. 예수님이 끌어안고 있는 온 세상의 아픔을. 나와 우리 가정, 이 땅의 교회들과 온 세상의 죄와 아픔을 다 끌어안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그분의 십자가 앞에서 우리도 주님과 함께 나와 우리 공동체의 죄악과 아픔을 끌어안고 엎드려보자. 주님이 십자가에서 끌어안고 죽으신 모든 것은 그분의 부활과 함께 다시 회복되고 살아날 것이다. 주님과 함께 다시 살아날 것을 소망하며, 골고다 언덕 주님의 십자가 앞에 머무는 은총의 시간 되기를 소망한다.



오늘의 기도

주님과 함께 다시 회복되고 살아날 것을 소망하며 십자가 앞에 엎드립니다. 은혜로 덮어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지원 목사/숲속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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