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반도' 읽기, 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2020. 07.22
[ 크리스찬영화보기 ]    반도

좀비물이 강세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특수를 누린 넷플릭스의 '킹덤2',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넘은 '#살아있다' 그리고 '반도'까지. 특히 '반도'는 코로나19 이후 첫 블록버스터로 연상호 감독의 천만 영화 '부산행'과 애니메이션 '서울역'의 세계관을 이으며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단 소식에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부산행'보다 신파적 요소는 …

디즈니는 어떻게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는가? |2019. 12.25
[ 크리스찬영화보기 ]   영화 <겨울왕국2>을 보고

올해 다섯 번째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겨울왕국2'는 역대 애니메이션 세계 흥행 1위를 기록한 천만 영화이자 전국을 OST '렛 잇 고' 열풍으로 만든 전작 '겨울왕국1'을 뛰어넘었다. '겨울왕국1'이 전형적인 공주 이미지를 탈피, 엘사가 자신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동생 안나와 화해하며 능동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내용이었다면 '겨울왕국2'는 훌쩍 성장한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다. 가족의 소중…

'듣는 마음'이 필요하다 |2019. 11.20
[ 크리스찬영화보기 ]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해질녘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노을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는 김지영(정유미)은 가끔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고 했다. 평범했던 한 여성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 자리를 남편과 아이를 위한 살림과 육아로 가득 채우면서 평범하지 못한 목소리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와 남편 앞에서 친정어머니의 말이 지영이의 마음을 대신 전해주고, 선배와 외할머니의 말은 남편과 친정어머니에게 적(敵)이 없고 …

조커는 어떻게 선을 포기하고 악인이 되는가? |2019. 10.16
[ 크리스찬영화보기 ]   영화 조커를 보고

악인은 태어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선악에 대한 인간 본성 고찰은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논쟁의 대상이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탄 영화 '조커'는 코믹스 영화로서 드물게 선악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 끝에 첨예한 논쟁의 지점에 도달했다. 바로 범죄를 양산하고 확산시키는 사회에 대한 경고와 범죄에 대한 정당화 사이에서다.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은 DC 코믹스 원작…

2019년의 재난 탈출기 <엑시트> |2019. 09.18
[ 크리스찬영화보기 ]   

따따따, 따- 따- 따-, 따따따. 구조요청을 의미하는 이 모스부호는 영화 '엑시트'에 나오면서 유명해졌다. '엑시트'는 웃기면서도 유용한 재난 대처 방법들이 나와서 교육적인 특이한 재난영화다. 그런데 '엑시트'가 갖고 있는 특별함은 이런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재난영화에서 재난은 당대 사람들의 사회적 불안이 담긴 디스토피아적 이미지를 통해 유토피아적 열망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시대상과 대중의 …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 '김복동' |2019. 08.21
[ 크리스찬영화보기 ]   

아흔 넷의 할머니가 있다. 손을 씻고, 또 씻고. 아침마다 머리칼을 곱게 빗어 넘기며 매무새를 단정히 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저 평범한 할머니다. 할머니는 언젠가부터 사람들 앞에 서는 날이 많아졌다. 그때면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를 입었다. 몸의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 날로 쇠약해지는데도, 할머니의 기억의 시간은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를 입던 열여섯에서 멈춰있다. 할머니의 이름은 김복동, 일본…

전환의 시대, 마블이 세대교체를 다루는 방식 |2019. 07.17
[ 크리스찬영화보기 ]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한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어벤져스4: 엔드게임'은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마블 영화와 캐릭터들이 공유하는 세계관)의 한 시대를,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등 히어로들의 작별 인사와 함께 종결지었다. 아이언맨이 어벤져스팀을 탄생시키고, 캡틴 아메리카가 대장이었던 만큼 이들이 MCU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각별하다…

모멸의 자격, 존엄의 자격 - 영화 '기생충'을 보고 |2019. 06.12
[ 크리스찬영화보기 ]   

기택(송강호)을 두고 박 사장(이선균)이 "지하철 냄새가 난다"고 할 때, 기택이 자신의 냄새를 맡는 것처럼, 관객들은 자연스레 자신에게 어떤 냄새가 나는지를 질문하게 된다. 그리고 "지하철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순간, 대다수의 관객은 자신이 어디에 이입할 지를 안다."(네이버 ID '리오') 영화 '기생충'은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기념적인 해에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약함이 강함이 되고 부족함이 온전함이 되는 기적 |2019. 05.15
[ 크리스찬영화보기 ]   '나의 특별한 형제'

때로 일상적으로 무심하게 내뱉는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차별로 작용할 때가 있다. 사회적 약자에게 차별과 배제가 심한 사회일수록 이러한 태도에 무관심하고 무감각하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상당히 배려가 깊은 영화다. 장애인을 희화화거나 일방적인 수혜, 동정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으면서도 웃음과 눈물을 정직하고 적절하게 섞었다. 더욱이 영화에서 나타나…

죽음을 이기는 사랑 |2019. 04.17
[ 크리스찬영화보기 ]    고 박누가 선교사 이야기 '아픈만큼 사랑한다'를 보고

'메디컬 체크 업!(Medical check up!)' 필리핀 오지마다 故 박누가 선교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지난 4월 3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픈만큼 사랑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끝까지 아픈 사람들을 위해 의료선교를 멈추지 않았던 박누가 선교사의 이야기이다. 이미 2012년과 2016년 KBS1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된 바 있는 그의 사랑과 섬김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

이루어지게 하소서 |2019. 03.13
[ 크리스찬영화보기 ]   '사바하'를 보고

"크리스마스가 즐거운 날이니?" 성탄을 앞두고 즐거워하는 고요셉 전도사(이다윗 분)에게 박 목사(이정재 분)가 한 말이다. 이어 "사실 너무 슬픈 날"이라며, 헤롯의 유아대학살 사건을 설명한다.(마 2:16) 영화 '사바하'는 예수의 탄생이 아니라 그 당시 희생당한 아이들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다. 짙은 불교색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이지만 흥미롭게도 감독이 가진 기독교적 경험과 주제의식이 담…

기적과 혼돈 사이 부르심의 자리는? |2019. 02.20
[ 크리스찬영화보기 ]    2. 가버나움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숱한 기적을 베푸셨음에도 불구하고 혼돈 가운데 침잠했던 곳이 가버나움이라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레바논의 베이루트 빈민가는 희망의 실오라기조차 보이지 않는 혼돈과 절망뿐이다. 네오리얼리즘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가 현실(다큐멘터리)과 가상(극영화)의 경계를 허물며 진정성을 획득했다면, 그것은 실제로 그러한 삶을 살다가 캐스팅된 아마추어 배우들 …

말과 마음과 뜻이 모이면 역사가 일어난다 |2019. 01.16
[ 크리스찬영화보기 ]    1. 말모이

2019년 새해를 여는 영화 '말모이'는 1940년대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일제의 민족말살정책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말모이'란,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된 국어사전을 의미한다. 이 원고를 기초로 조선어학회는 1929년부터 재작업을 시작해 해방 후 마침내 '조선 말 큰 사전'(1947~1957)을 발간하게 된다. 영화는 이 사전 발간을 둘러싸고 벌어진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을 중심으로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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