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일 정신병에 걸린다면 |2015. 03.04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내가 만일 정신병에 걸린다면 아마 경조증 환자가 될 거예요."       필자의 말에 간호사실 회의용 테이블에 빙 둘러앉아 있던 병동 동료들이 100퍼센트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진단은 환자들 전용이 아니다. 정신과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치료자들도 '만약 정신병에 걸린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해 각기 자가진단을 내려보곤 했다. 본인이 잘 …

거식증과 깨달음 |2015. 03.04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주혜주교수의 마음극장

1980년대에는 좋아하는 음악이나 노래를 오디오 테이프에 녹음해 듣는 것이 유행이었다. 필자 또한 젊은 시절에 'Top of the world'를 비롯한 많은 히트곡을 내놓으며 국내외에서 사랑 받았던 미국의 남매 가수 그룹 카펜터스의 노래들을 녹음해서 즐겨 듣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동생 카렌 카펜터스가 무리하게 다어어트를 하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즘에야 우리나라에서도 다이어…

존재의 기원, 공동체 |2015. 01.09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마음극장

가족ㆍ공동체, 건강한 삶의 중요 요소   가족은 무리를 이루며 살아가는 인간에게 존재의 기원(origin)이다. 가족에 대해 '대지'의 작가 펄 벅이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가정은 나의 대지다. 나는 거기서 정신적인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     ▲ 이경남 차장knlee@pckworld.com   특히 사는 게 힘들고 지칠 때면 본능적으로 찾게 되…

말에는 생명이 담겨 있다 |2015. 01.09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마음극장

아침에 출근해 보니 간밤에 응급실을 통해 외국인 환자가 입원했다. 주치의를 맡게 된 의사는 간호사실에 앉아 걱정이 태산이었다. 환자와 영어로 대화해야 하는데 자신이 없어서였다. 한참 동안 간호사실에서 한숨짓던 주치의가 마침내 환자 방을 향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면담을 하러 환자 방에 들어갔던 주치의가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얼굴이 벌게져서 간호사실로 돌아왔다. 간호사실…

자폐인가 소통인가 |2014. 12.24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마음극장

  정신과 용어 중에 신어조작증(neologism)이라는 게 있다. 두 가지 이상의 단어를 합쳐서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를 가진 말을 만들어내는 증상이다. 물론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제대로 전달될 리 없다. 신어조작증이 심하면 단어와 문구를 지리멸렬하게 뒤섞는 말비빔(word salad)이라는 증상이 된다. 당연히 듣는 사람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

진짜 나와 가짜 나 구별하기 |2014. 12.17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마음극장

  평간호사로 근무하던 그해에는 유난히 연극을 많이 했다. '심청전'을 공연할 때의 일이다. 준비실에서 연극 준비를 돕고 있는데 연출자가 갑자기 뛰어들어와 다급하게 소리쳤다. "큰일 났어요. 뺑덕어멈 역이 펑크 났어요. 주 간호사님이 대신 뺑덕어멈 역을 하셔야겠어요."   뺑덕어멈 역을 맡은 여자 환자가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너무 불안해서 못 하겠다며 침대에 누워 꼼짝 않고…

집으로 향하는 무의식 |2014. 12.09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마음극장

  우리가 살면서 여간해서는 가보기 힘든 곳이 있다. 바로 정신과 병동이다. 정신과에서 일하는 치료진이나 병동을 잠시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따금 농담 삼아 "이런 곳에서 일주일만 푹 쉬어봤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입원하여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문이 잠긴 병동에서 꼼짝없이 지내야 하는 환자들로서는 당연히 바깥생활이 그립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그들'이 바로 '우리들'이다 |2014. 12.03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마음극장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미국의 영화배우 잭 니콜슨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주면서 일약 톱스타로 부상시켰다. 영화 제목 속의 뻐꾸기 둥지란 정신과병동을 지칭한다. 영화를 보다가 불쑥 16년 간 내 청춘을 아낌없이 불살랐던 우리의 '뻐꾸기 둥지'에 대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정신과 폐쇄병동이란 곳은 세인들로선 좀처럼 들어가 보기 힘든 곳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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