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평화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교회는 평화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 논설위원칼럼 ]

김은혜 교수
2023년 10월 23일(월) 17:41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 어린이, 주민등 대규모 민간인의 희생을 불러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의 참혹성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확전될 가능성과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지만 누구도 평화 중재가 어려운 아픔의 역사가 그곳에 있다.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아픈 분쟁의 역사는 아브라함을 공통 분모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이 그 중심에 있다. 민족적 종교적 갈등으로 인한 극단의 두 전쟁, 전 세계 어느 분쟁지역에서 또 하나의 전쟁이 발발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가 고백하는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화평인 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무셨다.'(엡 2:14)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존재가 되어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더 나아가 민족 인종 지역을 나누고 가로막았던 모든 경계와 장벽은 사라지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세상은 '이에는 이로 갚아라.'라고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화평하게 하는 자 그리고 애통한 자가 복을 받는다. 산상수훈은 참된 평화를 꿈꾸며 폭력과 박해에 맞선 사람들을 평화와 화해의 사도가 되도록 부르시는 복된 길을 제시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언제나 '평화'는 인류의 염원이었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인류의 역사가 늘 전쟁의 그늘 속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가 바라는 것은 평화지만, 현실은 항상 갈등과 전쟁의 연속이었다. 이유는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지만, 평화를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현대사를 지나면서 1.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인류는 21세기 세계는 평화의 시대가 될 것을 꿈꾸었다. 그러나 9.11 사건을 시작으로 세계는 전쟁과 폭력이 그칠 날이 없다. 종교는 항상 반목과 증오의 한복판에 존재 했다. 평생을 종교 간의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평화를 위해 헌신한 신학자 한스 큉은 "종교 간의 평화 없이는 국가 간의 평화도 없다"고 말한다.

전쟁의 시대, 분단의 역사를 짊어진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 땅에 속히 임하도록 앞장서야 한다. '평화'는 신약에서 100회 이상 기록되고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평안하뇨"라고 인사했으며 평화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인사말이 되었고 그 인사는 평화의 주님을 따르는 "실천적 행위"였다. 동시에 예수님의 평화는 그 실천을 위한 수단도 평화적이어야 한다. 복수와 증오로는 방법이 없기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폭력적 이분법을 넘어 폭력을 부르는 모든 경계를 허물고 화평을 이루신 예수를 따라 참된 평화에 헌신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이 비록 어렵더라도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그리하면 평안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빌 4:9)는 말씀을 의지하여 교회는 평화의 일꾼이 되자. 더 나아가 한국교회는 한반도도 예외일 수 없다는 교훈을 깊이 새기고 전쟁이나 전쟁에 준하는 긴장을 강화하는 것은 예수님의 길이 아님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갈구하는 평화는 인간의 노력과 비전으로만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약속 위에서 세워질 수 있다. 하나님은 지금도 평화의 역사를 위해 일하시고, 현실을 변화시키고 계시며, 그리고 평화의 일꾼이 되라고 우리를 초대하고 계신다. 어쩌면 현재의 전쟁과 분쟁 속에서 평화를 말하는 것은 성급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잔혹한 전쟁의 현실 속에서도 세계 평화를 열망하는 그리스도인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평화를 위해 일하는 세계교회와 연대하여 평화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다면 다음 세대가 살아갈 이 세계에 평화의 열매를 가져다줄 작은 씨앗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김은혜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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