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한 시간을 살아가는 성도와 교회를 위하여

혼란한 시간을 살아가는 성도와 교회를 위하여

[ 논설위원칼럼 ]

권오규 목사
2023년 09월 25일(월) 17:49
다양한 생각과 가치가 혼재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팬데믹과 같은 무겁고 혼란한 문제가 발생하면 더욱 다양한 생각과 가치가 충돌을 일으키고,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헷갈리게 된다. 거기에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많은 매체가 짧은 시간에 너무나도 많은 양의 정보와 지식을 쏟아내고 있으니 그 혼란함과 어지러움에 버겁기까지 하다. 동시에 옳고 그름을 다투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싸움이니, 차라리 흐름대로 흘러가는 것이 편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성도와 교회로서 바른 태도와 자세를 고민하는 것은 놓쳐서는 안 될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래야 세상 속의 하늘 백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삶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주권과 다스림 가운데 있다고 고백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바른 모습이다.

첫째,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가끔 믿음은 현실을 간과하고, 혹은 무시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설명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건전하고 성경적인 믿음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 땅을 창조하시고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는 이들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세상을 사랑하신다고 하셨다. 그 말은 우리의 삶의 영역이 하나님의 관심사이시며, 동시에 그 속에서 믿음의 바른 적용과 실천이 요구되는 것임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니 바르게 직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개인으로서, 교회로서, 그리고 국가로서 만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교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내가 처한 공동체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직시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덮어버린 상처는 곪아가듯이 현실을 바르게 바라보지 않는 것은 결국에는 더 큰 아픔과 수고를 겪게 할 것이다. 나의 연약함을 돌아보고, 우리를 향한 평가를 아프지만 인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둘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나서 고민할 부분은 '이제 어떻게 그 현실을 바라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개인과 사회는 비슷한 문제를 만나며 살아간다. 개인이 그렇고, 가정이 그렇고, 그리고 사회가 그렇다. 그런데 각 개인이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고, 각 가정이 이루는 가정의 모습이 다르고, 사회마다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다. 왜일까? 그 현실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헤쳐 나갔기 때문이다. 같은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것이다. 어찌 보면 그 해석의 힘이 개인의 차이를 만들고, 가정과 사회의 차이를 만든다고 할 것이다. 행복한 가정도 문제는 있으며, 불행한 가정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행복한 교회도 문제는 있고, 불행한 교회도 문제는 있을 것이다. 무엇을 그들을 다르게 만들까? 문제일까? 문제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능력의 차이일까? 후자일 것이다.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다른 눈이 생길 때 우리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바라보는 다른 눈을 얻도록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결국, 우리가 고민할 것은 이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힘을 어디서 얻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그러므로 믿음은 단지 우리 마음의 다짐이나, 결심의 단단함, 그리고 변하지 않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바르게 바라보고, 바르게 해석하는 힘을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서 찾아가고 있는가의 싸움이다. 성경은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요일 5:4)이라고 했다. 이 믿음은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대한 바른 태도를 지닌 성도가 소유한 능력이다.

혼란한 시기일수록 성도와 교회는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시편 기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웠지만, 성소에 들어갈 때 바른 이해를 갖게 되고 일의 결국을 깨닫게 되었다(시 73:17)고 고백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지혜가 된다. 다시 하나님 앞으로 돌아갈 때 혼란스러움 속에 질서를 보게 될 것이다. 옳고 그름이 섞여 있고, 밝음과 어둠이 섞여 있는 상황 속에서 오직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를 바르게 인도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변이 흔들릴 때 흔들리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 걷는 순간도, 그리고 우리의 걸음을 다 걸은 후에도 주님 편에 서 있는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권오규 목사 / 계산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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