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 논설위원칼럼 ]

반태효 목사
2023년 09월 08일(금) 11:06
돌이켜보면 위기가 아닌 때가 없었지만 요즘처럼 위기가 일상화가 된 시대가 있었을까? 그러다 보니 웬만한 사람은 다 위기 전문가가 된 느낌이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너무나 큰 변화를 가져왔기에 세상은 이제 BC와 AC(Before Covid19 와 After Covid19)로 나누어졌다는 말이 위트가 아니라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마스크를 쓰고 재택근무가 익숙해지고 심지어 예배조차도 영상예배로 드려지면서 우리의 내면세계와 인간관계에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SNS시대가 더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대면이 오히려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워지고 전 세계로 자유롭게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SNS 시대에 오히려 관계의 단절은 더 심화되고 AI와 컴퓨터와의 소통이 더 편안해진 사람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더 늘어나고 있다.

은둔형외톨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하고 아직은 극히 일부분이긴 하지만 묻지마 폭력, 살인도 서슴지 않는 반사회적 범죄가 급증하고 모방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치안이 가장 안전한 나라, 밤거리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었던 우리나라가 혼자서는 밤거리를 다니는 일뿐 아니라 공원 산책도 안심하고 다닐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코로나19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경제적 위기도 함께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국제질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와 자국중심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징되는 신냉전시대를 도래하게 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이 어디로 확산될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이런 가운데 기후변화, 기후재앙의 위기는 어쩌면 가장 심각한 위기요, 지구종말의 강력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전쟁, 기근, 전염병은 성경에 나오는 종말의 대표적인 3대 재앙이다. 요한계시록 6장 3~8절에는 붉은 말(전쟁), 검은 말(기근), 청황색 말(전염병과 죽음)이 마지막 심판의 징조로 등장한다. 그리고 자연의 대격변은 마지막 때의 징조 중의 징조이다.(계 6:12~14) 그러므로 코로나19가 성경적 종말론적 심판의 문을 열었다는 경고는 극단적 종말론자들의 주장이라고 무시하기에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이런 때에 그리스도인이라면 깨어있어야 할 때이며 회개의 때요,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섬겨야 할 때이다. 돈의 우상에 대부분이 무릎 끓고 불의한 이익인 줄 알면서도 양심을 쉽게 파는 세상이며 이권카르텔이라는 용어가 대통령과 주무장관의 입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될 만큼 전방위적 부정부패를 보면서 분노에 앞서 낙심할 정도이다.

이권 카르텔이라는 말 앞에 과연 한국교회와 교단은 자유로운지 성찰해 볼 때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소망이 되어야 할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교회와 교회지도자들과 교단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가지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믿지 않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믿는 성도들조차 기대와 소망을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

주님이 주인되신 교회, 날마다 진리의 말씀과 복음으로 개혁하는 교회야말로 세상의 유일한 소망이라고 믿는다. 예수님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길을 보여주고 진리를 밝혀 세상에 소망의 빛을 밝혀야 할 교회와 교회지도자들이 빛을 비추지 못하고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주님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빛 가운데로 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편 50편 기자는 이런 우리를 향해 강력하게 경고한다. "하나님을 잊어버린 너희여 이제 생각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너희를 찢으리니 건질 자 없으리라." (시 50:22) 시편기자의 음성을 강력하게 다시 들려준 사람이 있다. 러시아의 문학가요 사상가인 알렉산더 솔제니친이다. 그는 '수용소 군도'라는 책으로 스탈린 치하에 있는 소련의 실상을 고발하여 정치범이 되고 국외로 추방되기도 했다.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1973년)을 수상했던 솔제니친이 종교계의 노벨상이라는 템플턴상을 받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남긴 말도 바로 시편 50편 22절의 말씀이었다.

러시아가 망하고 소련 공산주의 독재국가가 세워지고 스탈린 치하에서 최악의 인권국가가 된 것은 한마디로 하나님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말은 그가 어렸을 때 러시아 공산혁명의 끔찍한 현장을 목격한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들었던 탄식 소리가 바로 "하나님을 잊어버린게야, 하나님을 잊어버린게야" 라는 말을 기억한 것이다. 이 말이 당시 소련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하면서 강력한 울림을 남겼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미국도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솔제니친의 경고가 지금 미국의 현실이 되고 있다.

시편 50편 기자의 경고 "하나님을 잊어버린 너희여 이제 이를 생각하라" 이 말씀은 지금 우리 교회와 특히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에게 주는 강력한 경고요,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믿는다.



반태효 목사 / 방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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