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 인간은 어떻게 되는가?

죽음 이후 인간은 어떻게 되는가?

온신학회 정기학술 집중세미나 성경적 인간론 제시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3년 08월 21일(월) 10:25
제49차 온신학회 정기학술 집중세미나 참가자들 <사진제공:온신학회>
물질주의적 과학이 발전하며 기독교의 이원론적 인간이해에 큰 도전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신학자들이 성경적 인간론을 제시했다.

온신학회(회장:윤철호)가 지난 17~18일 대둔산 휴양림에서 개최한 제49차 정기학술 집중세미나에서 김명용 교수(장신대 전 총장)는 '죽음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제하로 발제하고 이원론적 인간이해가 성경적 인간론임을 강조했다.

김명용 교수는 물질적 일원론을 비판하며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다는 것과 죽음 이후에는 영혼과 육체가 분리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일생을 가지고 공평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김 교수는 성경의 인간론은 초기 유대주의의 관점과 후기 유대주의의 관점이 다르고, 부활 사상이 본격적으로 발전된 이후의 사상이 또 다르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성경의 인간론에 대해 바른 이해를 가지려면 계시의 핵심인 예수님의 인간론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를 두려워하지 말라(마 10:28)"는 본문과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 등 예수님의 말씀들을 인용하며 이 본문들에 대한 가장 자연스러운 해석은 죽음에서 영혼과 육체의 분리가 일어난다는 것 즉, 이원론적 인간론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들을 근거로 예수님께서는 이원론적 인간이해를 가지고 계셨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죽음 이후에 천국에 간다는 점과 하나님의 심판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하나님의 심판에는 은혜의 심판과 정의의 심판이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이 받는 심판은 은혜의 심판으로 그리스도의 피로 우리의 모든 죄악이 씻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의의 심판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실하게 하나님을 위해 살다 간 사람과 온갖 악을 행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사람이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철호 명예교수(장신대)는 '성서적 인간론: 존 쿠퍼와의 대화를 중심으로' 제하로 발제를 통해 성경적 인간이해로 '창발적 전인론(emergent holism)을 제시했다.

창발이란 하위 계층에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 계층에서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연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우선 윤 교수는 인간이 물질적인 유기체로써 존재하기 시작한다고 봤다. 여기서 유기체가 발달하고 성장함에 따라 정신적-영적 능력을 지닌 인격이 창발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 인격은 자신의 유기체로부터 생겨나고 그것과 상호작용하지만 동시에 구별된 실재다.

윤 교수는 창세기 2장 7절을 인용하며 하나님의 영은 인격의 한 부분을 구성하는 실체가 아니라 인간 안에서 몸으로부터 영혼의 창발 과정을 가능케 하는 생명의 원리와 힘이라고 밝혔다.즉, 영혼은 처음부터 몸과 대립관계에 있는 이원론적 실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에 의해 몸으로부터 창발적으로 생겨난 인격적 실재라는 것이다.

그는 영혼은 몸으로부터 창발하고 몸과 긴밀하게 상호작용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과 구별된 존재론적 위상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영혼은 몸으로부터 창발하지만 온몸을 지배하고 주관한다.

또한 윤 교수는 죽음 이후 영혼 실존은 영혼이 몸과 분리되어 홀로 살아남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봤다. 왜냐하면 영혼은 하나님의 영에 의해 몸으로부터 창발된 실재기 때문이다. 그는 몸으로부터 창발된 영혼이 죽음 이후에 생존한다고 할 때 그것은 단지 몸과 이원론적으로 분리된 것을 뜻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죽음 이후의 실존을 '지상에서 현실화(에너지화)된 총체적 삶의 역사를 포괄하는 새로운 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은 죽음 이후 즉시 인간의 총체적 삶의 역사를 불멸적 주체성 안에 통합·회복·변혁하시기 때문에 사후 인격에서 영혼과 몸은 이원론적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윤 교수는 그 대표적인 예로 부활 후의 예수님을 꼽았다.복음서에 따르면 부활한 그리스도는 신비한 '영적 몸'을 지녔다. 바로 예수님의 이러한 모습이 인간의 부활의 첫 열매이자 원형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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