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현장 찾아가는 '지저스커피트럭'

수해 현장 찾아가는 '지저스커피트럭'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7월 19일(수) 17:31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상북도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부근에 커피트럭이 한 대 서있다.

바리스타 백두용 목사(울산 느낌이있는교회)의 '지저스커피 트럭'이다.

"뉴스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는 백두용 목사는 18일부터 19일까지 커피트럭을 운영하고, 울산에서 사역후 다시 20일 오후부터 21일까지 수해피해 현장에서 커피트럭을 운영하며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된 해병대 장병들과 119구조대원,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에게 시원한 커피와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원래 계획은 18-19일 양일간만 운영키로 했지만 현장이 너무 열악하고 봉사자들이 눈에 밟혀 울산 사역을 일찍 마치고 다시 오게 됐다.

백 목사는 "어릴 때 산사태로 집이 무너진 적이 있었다"면서 "그 심정이 얼마나 처참하고 황망한지 알기 때문에 무조건 도움이 되고 싶어 울산에서 예천까지 오게됐다"고 설명했다.

백두용 목사는 울산에서 주중에는 북카페를 운영하고 주일에서 교회 공동체가 예배하는 '카페교회'를 사역하고 있다. '지저스커피 트럭'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을 돌며 '커피'로 복음을 전하는 그의 또 하나의 사역이다. 백 목사의 뜻에 공감하는 이들이 헌금으로 동참하는 이들의 후원과 자비량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해 현장에서 커피트럭은 인기가 좋다. 첫 날인 17일에는 비가 쏟아지고 워낙 급박한 상황이었는데도 지친 봉사자 500여 명이 커피트럭을 찾아 잠깐이지만 쉼을 찾았다. 이튿날인 18일에는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무더위로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백 목사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지인이 일 손을 도왔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그는 "힘들어도 의미가 있었다"면서 "계속 머물고 싶지만 24일부터 양일간 충북 괴산의 피해 현장에서도 커피트럭을 원하고 있어서 이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피트럭을 찾은 자원봉사자는 "아침부터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시원한 음료 한잔 마시러 왔다"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커피가 이재민의 아픔을 보듬으며 위로를 전하고, 봉사자들에게는 큰 격려가 된다"고 감사를 전했다.

지저스커피트럭은 교단 산하 벌방교회(황종관 목사 시무)의 이름으로 진행됐다. 황종관 목사는 "수해 피해 소식을 듣도 백 목사님이 이틀 동안 커피트럭 선교를 하시겠다고 제안하셔서 마을 회관 앞에서 커피트럭을 설치했다"면서 "복구 작업이 워낙 힘들다보니까 해병대원과 구조대원, 자원봉사자, 주민들 모두 위로를 받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감사했다.

한편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는 83가구 143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이번 수해로 풍비박산이 났다. 주택 30호가 파손됐고 주민 50여 명이 마을 경로당에 설치된 임시주거시설로 피신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을 비롯해 도로와 주택 복구 및 토사제거를 위해 해병대와 소방관 3000여 명이 투입됐으며 자원봉사자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순창 총회장과 관계자들은 21일 예천군을 방문해 수해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총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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